정부, 가계대출 규제 강화
서울 민간임대아파트 5만가구 넘어
강남·용산 1만, 한강벨트 1.2만가구
의무임대 종료 매물 출회 가능성

서울 전역 민간임대주택 사업자가 보유한 주택 가운데 아파트가 5만가구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수도권 및 규제지역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을 불허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들이 보유한 아파트가 시장에 풀릴지 관심이 모인다. 경기, 인천까지 포함한 수도권 민간 임대 아파트까지 포함할 경우 민간임대사업자 보유 물량은 14만채에 달한다.


민간임대아파트 강남·용산 1만채, '한강벨트' 1.2만채

1일 아시아경제가 국토교통부 등록민간임대주택 목록을 전수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전역에 있는 등록임대 34만8057가구 가운데 아파트는 총 5만5734가구로 나타났다. 아파트형 도시형 생활주택을 제외한 것으로, 전체의 16% 정도를 차지한다.

대출 막힌 다주택자…수도권 민간임대 14만가구 시장에 쏟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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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별로 보면 노원구에 등록된 민간 임대 아파트 5210가구가 가장 많았다. 노원구 전체 등록임대주택 물량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다. 이어 강서구 4787가구, 구로구에도 4697가구 순으로 많았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와 용산구에도 적지 않은 아파트가 등록임대주택으로 신고돼 있다. 이곳 4개 구에서만 1만112가구에 달한다. 한강과 인접해 그간 수요가 몰렸던 성동구와 광진구, 강동구에 등록된 물량이 5742가구, 영등포구와 동작구, 마포구에 있는 등록 임대 아파트가 6957가구로 비강남권 '한강벨트'에만 1만2000가구가 넘는다.

이번 대책이 적용되는 경기도에 6만69030가구, 인천에는 1만6645가구가 등록 임대 아파트로 등록돼 있다. 수도권에 등록된 민간 임대 아파트만 14만가구에 육박하는 셈이다.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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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임대기간 종료 임박…처분 압박 커질 듯

금융당국이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불허하면서 물량이 곧바로 시장에 풀리는 건 아니다. 종래에 임차인이 있는 경우 계약 종료일까지 만기를 연장하는 데다 등록 임대사업자 보유물량에 대해선 의무임대 기간 종료일까지는 대출을 회수하지 않는 등 일부 예외를 뒀기 때문이다. 등록 임대 주택은 적게는 3년, 길게는 10년 정도 의무임대 기간을 둔다. 대부분은 8년이다.


하지만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임대주택 등록을 독려하면서 2018년, 2019년께 임대주택으로 신고한 물량이 많은 터라 올해나 내년을 기점으로 의무임대 기간이 끝나면 대출을 상환해야 할 물량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대출을 낀 수도권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는 임차인이 나가거나 의무임대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금융권이 아닌 곳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집을 처분하는 등 결정을 해야 한다.


금융권 대출이 없다 해도 그대로 보유하는 게 유리할지는 분명치 않다. 정부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집값이 오른 만큼의 차익 실현으로 수익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집값 상승 흐름이 주춤한 데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락 조짐이 완연해지면서 기대감도 낮아졌다.

서울 한 금융기관 앞에 게시된 주택담보대출 광고. 연합뉴스

서울 한 금융기관 앞에 게시된 주택담보대출 광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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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임차인은 심각한 위협"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5월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로 유도했던 매물 출회가 추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종래에는 신규 대출만 규제했다가 이번에 다주택자 대출을 회수하겠다는 건 (주택금융과 관련한) 패러다임이 전환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서 "5월 9일 이후 매물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있었는데 이후에도 매물이 나오는 효과를 계속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현금 조달 여력이 약해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일으킨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강남권은 보유세 부담 등으로 거래가 쉽지 않을 테지만 외곽지역은 실수요가 있어 먼저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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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대출 연장이 불허돼 집을 처분하면 기존 임차인의 심각한 주거권이 위협받을 것"이라며 "대출이 연장됐다면 계약갱신권으로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겠지만 연장이 안 되면 시세보다 비싼 전세나 월세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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