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별도 주담대 총량제도 신설
신규 대출 줄면 금리 부담
올해도 대출 한파 불가피

정부가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한층 강화하면서 실수요자의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억제해 집값을 안정화하려는 조치지만, 은행권 신규 대출 공급이 위축되며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이 막히는 이른바 '대출절벽' 심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4.1 조용준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4.1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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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전년 대비 1.5% 수준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는 지난해(1.7%)보다 더 엄격한 수준이다. 기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더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별도로 관리하는 주담대 총량제도 신설됐다.

이에 따라 은행별로 허용되는 가계대출과 주담대 증가 규모 역시 제한될 전망이다. 정부 규제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24년 46조2000억원에서 2025년 32조7000억원으로 줄었으며, 올해는 순증 규모가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올해 가계대출 영업 전략을 '순증 확대'가 아닌 '현상 유지' 수준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규제 강도가 더 높아지면서 공격적인 대출 영업은 사실상 어렵다"며 "대출 수요가 급증하거나 총량 초과가 예상될 경우 모집인 채널 중단은 물론 비대면 채널까지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 대출 공급이 줄어들면 금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대출 영업을 위해 금리를 낮추는 금리 경쟁을 벌여 왔지만, 총량 규제 강화로 경쟁 유인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 사태로 인한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까지 겹치며 대출 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중동 사태 이전 4.0% 수준에서 최근 4.3% 선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시장 금리 상승 흐름은 국내 대출 금리에도 직접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은행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무보증 AAA 등급 5년물 은행채 금리 역시 지난달 31일 기준 4.081%를 기록했다. 이는 중동 사태 이전인 2월27일(3.572%) 대비 크게 상승한 수준이다. 은행채 금리 상승 여파로 주담대 금리는 이미 7%를 넘어섰다.


주담대 7% 뚫었는데 더 좁아진 대출문…실수요자 '대출절벽' 심화 원본보기 아이콘

금융권에선 올해도 '대출 한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되면 결국 가산금리가 오르거나 대출 심사가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시장 금리도 오르는 상황에서 은행까지 보수적으로 움직이면 실수요자들은 더 비싼 이자를 부담하거나 원하는 시기에 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총량 규제 강화는 상대적으로 소득이나 자산이 부족한 차주들의 대출 접근성을 더욱 낮출 가능성이 크다.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 문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정책 요인까지 더해지며 대출 금리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내달 1일부터 신규 고액 주담대의 가산금리가 기존보다 높아지면서 사실상 대출 금리가 인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권 대출 규모가 추가적으로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이미 지속적으로 가계부채 관리 강도를 높여온 만큼 전반적인 영업 환경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란 시각이 우세하다. 주담대 총량 규제 신설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가계대출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곳은 80%에 달해 기존 총량 규제의 영향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초과한 KB국민은행과 새마을금고는 올해 총량이 축소되거나 신규 대출 취급이 제한되는 등 페널티가 적용된다.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기업대출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는 데다 은행들이 주담대 취급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기업 대출에 투입할 자금 여력이 늘어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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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금융 중심의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기업여신 비중을 확대하는 등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당국 가이드라인에 맞춰 가계대출은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기업대출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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