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도 식었나…낙찰가율 6개월 만에 100% 아래로[부동산AtoZ]
다주택자 매물 늘고 대출 규제 영향
경매시장도 15억원 이하로 '키 맞추기'
서울 아파트 법원 경매 낙찰가율이 6개월 만에 다시 100% 아래로 떨어졌다.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약해진 데다 다주택자 매물 증가와 보유세 부담 우려까지 겹치면서 경매 시장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9.3%로 집계됐다. 낙찰가율은 감정가와 비교해 실제 얼마에 낙찰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감정가보다 비싸게 팔렸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보다 싸게 팔렸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 99.5%였지만, 10월 102.3%로 올라선 뒤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그러나 올해 1월 107.8%까지 치솟았던 수치는 2월 101.7%로 내려왔고, 3월에는 99.3%까지 떨어지며 결국 100% 밑으로 내려앉았다.
시장에서는 서울 상급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늘어난 영향이 경매 시장에도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뒤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정부가 지난 2월12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5월 9일 종료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만 5월 9일까지 계약을 마친 경우에는 잔금 납부와 등기 시점을 늦출 수 있도록 보완책도 함께 내놨다.
여기에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시장을 짓눌렀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에 서울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흐름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은 낙찰가율뿐 아니라 다른 지표도 전반적으로 약한 흐름을 보였다. 낙찰률은 43.5%로, 2월의 45.4%보다 낮아졌다. 평균 응찰자 수도 8.1명에서 7.6명으로 줄었다. 경매에 나온 물건을 사겠다고 뛰어드는 사람이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이런 흐름은 일반 매매 시장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대출 규제, 다주택자 매물 증가, 보유세 부담 우려가 겹치면서 특히 고가 아파트 시장이 조정을 받았고 그 기류가 경매 시장까지 번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특히 대출이 가능한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낙찰가가 15억원에 바짝 붙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달 경매가 진행된 서울 송파구 장지동 위례24단지 아파트 전용 51.77㎡(12층)는 감정가 10억8000만원보다 약 4억2000만원 높은 14억9999만999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38.9%였고, 응찰자도 19명이나 몰렸다.
서울 성동구 사근동 하이츠아파트 전용 71.85㎡(1층) 역시 응찰자 34명이 몰리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물건은 최초 감정가 6억7600만원보다 1억700만원 높은 7억8300만원에 낙찰됐고, 낙찰가율은 115.8%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경매는 실거주 의무가 없어 토지거래허가제 아래에서도 갭투자가 가능한 틈새시장 역할을 해왔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도 매매 시장과 마찬가지로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과 보유세 부담 압박을 받으면서 투기성 수요가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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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앞으로도 경매 시장에서는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가는 이른바 '키 맞추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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