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용량에도 강한 항체·면역세포 반응을 동시에 유도할 수 있는 고효율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기술이 구현됐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널리 알려졌다. 개발 속도가 빠르고 효과가 우수한 장점으로 차세대 백신으로도 손꼽힌다. 다만 충분한 면역 효과를 내기 위해선 많은 양을 투여해야 하는데 용량이 증가할수록 발열과 통증 등 부작용을 보이는 점은 한계로 여겨졌다.

의료진이 mRNA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김현민 기자 kimhyun81@

의료진이 mRNA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원본보기 아이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핵산치료제연구센터 차현주 박사 연구팀이 mRNA 백신의 기존 한계를 극복, 적은 용량으로도 높은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설계 방법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플랫폼은 백신의 핵심인 mRNA를 몸속 세포에 효과적으로 전달할 지질 나노입자와 mRNA의 원활한 작동을 돕는 유전 설계 구조를 동시에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mRNA 백신은 인체의 세포 안으로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를 전달해 항원 단백질을 직접 만들어 면역력을 키우는 원리다. 하지만 mRNA는 몸속에서 쉽게 분해되고, 세포막을 스스로 통과하기 어려워 안전하게 감싸 보호해 세포 내부까지 운반할 나노입자 기술이 필수다.


이를 고려해 연구팀은 mRNA를 보다 잘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96종의 후보 물질을 비교해 'H9T6'라는 새로운 물질이 기존에 사용하던 물질보다 세포 내부로 mRNA를 전달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특히 이 나노입자는 세포 안으로 들어갔을 때 mRNA가 작은 주머니 같은 공간(엔도좀)에 갇혀 분해되기 전 단백질을 만드는 곳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도와 면역 단백질 생성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mRNA의 설계도도 함께 개선했다. mRNA에는 단백질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랫동안 만들지를 결정하는 앞뒤 조절 구간(UTR)이 있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수십만 개의 후보를 분석해 가장 효과적인 구조를 찾아 단백질 생성 능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새롭게 개발된 기술을 적용했을 때는 기존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강한 항체 반응과 면역 반응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무엇보다 mRNA 백신을 여러 번 접종하는 상황을 가정한 '안전성 검사(독성평가)'에서도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고, 일시적인 반응을 보인 후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 안정성도 확보됐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하나의 백신 성능을 개선한 것을 넘어 mRNA 백신을 보다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새로운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플랫폼이 향후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과정은 물론 암 백신 등 다양한 mRNA 기반의 백신과 치료제 분야로 확장·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차 박사는 "이번 연구는 mRNA 전달 기술과 유전자 설계를 동시에 최적화함으로써 기존 백신의 한계를 보완한 것이 강점"이라며 "적은 용량으로도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백신 개발의 기반이 마련된 만큼, 향후 다양한 감염병 대응과 차세대 백신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D

한편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융합연구단사업, 과기정통부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생명연 주요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3일 국제학술지 'ACS Nano'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