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요? 부산 사람들도 못 미더워합니더. 사람을 좀 품고 포용해야지, 바른말 한 사람 다 내치고 독재를 하면 우짭니꺼."
보수의 텃밭인 부산에서 직접 만났던 70대 시민은 현지 분위기를 그렇게 전했다. 오는 6월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민심은 이미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야당이 야당다운 모습을 보이지도 못하고, 당내 권력 다툼으로 허송세월하고 있으니, 유권자가 마음을 주기 어렵다는 의미다.
국민의힘은 최근 당내 문제와 관련한 법적 다툼에서 연전연패하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징계와 공천 등 사안은 달라 보이지만, 결국 당권 싸움과 연계된 사안이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과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에 관한 국민의힘 징계에 이어 김영환 충북도지사 컷오프(공천 배제) 문제까지 법원은 효력 정지를 받아들였다. 국민의힘의 징계와 공천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정당 내부 문제에 사법부가 개입을 자제하는 이유는 우리 헌법이 정당의 조직·운영·공천 등에서 폭넓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법원에 의해 연이어 제동이 걸렸다.
국민의힘은 "편향된 결정"이라고 반발하지만, 오죽하면 법원이 그런 결정을 했는지부터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내 의사결정이 헌법이 보장한 자율성의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민주적 정당성에서 이탈해 있다는 방증 아니겠나.
문제의 출발점은 결국 지도부의 태도다. 설득과 포용은커녕 사실상 '정치적 숙청'에 가까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드니 잡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징계의 근거로 "당 대표는 당원 자유의지의 총합"이라는 주장을 내세워 입방아를 자처했다.
정치적 비판을 봉쇄하기 위한 궤변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김 지사 사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천 배제 명분은 선당후사(先黨後私)였지만, 법원은 기준 없는 배제라고 판단했다. 합리적 근거와 절차의 부재는 컷오프의 명분을 퇴색시켰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다. 지방선거는 이제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당의 뿌리를 세우는 기초이기 때문이다. 기초·광역 조직이 무너지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2028년 국회의원 선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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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는 갈등을 다루는 방식을 근원적으로 바꿔야 한다. 권력 장악을 위한 목적으로 징계나 공천 배제를 이용한다는 의심이 남아 있는 한 당내 분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법원이 아닌 유권자가 최종 심판을 내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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