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은 총재 "석유는 글로벌 시장"
브렌트유·WTI 가격
유가 오르면 휘발유 가격 ↑
운송·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호르무즈 봉쇄로 원유 수송에 어려움을 겪는 동맹국을 향해 '자구책' 마련을 주문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호위 작전에 참여하지 않는 동맹국을 비난함과 동시에 종전 후 해협 관리는 동맹국의 몫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 때문에 항공유를 구하지 못하는 모든 나라에 제안 하나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째 우리는 연료가 충분하니 미국에서 사라. 아니면 둘째 이제라도 용기를 좀 내서 호르무즈 해협으로 가라 그리고 그냥 (힘으로) 가져가라"라고 했다.
그는 "이제는 여러분은 스스로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여러분이 우리 곁에 없었듯이, 미국도 더 이상 여러분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은 궤멸(decimated)했다. 어려운 부분은 끝났다"며 "가서 여러분의 석유를 직접 챙겨라"고 덧붙였다.
게시물은 동맹국에 대한 강력한 비난과 압박으로 보인다. 영국 등 주요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을 사실상 거부했다. 동맹국을 겨냥해 '너희가 우리를 돕지 않았으니, 우리도 돕지 않겠다'는 논리로 경고하는 것이다.
이는 전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우리나라는 이번 작전이 끝난 뒤 이 모든 것을 재검토(reexamine)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맞닿아 있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이란 전쟁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전력이 이미 초토화(decimated)됐다고 주장하며 직접 호르무즈로 가서 석유를 챙기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운송이 어려운 것은 더 이상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석유가 필요한 당사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정의한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상태로 남아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종료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군사작전이 전쟁 기한인 4~6주를 넘겨 장기화시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포스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 전망에 대해 "우리는 그곳에 그리 오래 있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당장 그들을 완전히 초토화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도 종전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를 덮고 종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산유국이라는 배경도 한몫한다. 현재 미국은 일평균 약 1200~13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2010년대 수압파쇄 기술이 적용되면서 셰일가스의 생산 능력이 폭증했고, 이후 석유 수출국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석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자재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미국도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석유는 글로벌하게 거래되기 때문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대체로 함께 움직인다"며 "유가가 오르면 휘발유 가격도 오르고, 다른 나라처럼 미국도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18달러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시장이 타격을 받았던 2022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미국의 휘발유 가격 상승률은 약 3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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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경제정책연구소 소속 경제학자 라이언 커밍스는 "대략, 휘발유 가격이 1달러 오를 때마다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5% 더 부정적으로 느낀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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