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 공개…총 2621권
이밖에 무라야마 담화·김영삼 방미 등 외교내용 담겨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최초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대만과의 수교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반발한 정황이 외교부가 공개한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1995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연합뉴스

1995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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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3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는 1995년에 생산됐으며 총 2621권으로 약 37만쪽에 이른다.

1995년 6월 외무부가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로부터 청취한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 연구소' 대표단은 당해 5월 북한을 방문해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문제연구소'와 회의했다.


회의에서 중국 측은 북한과 대만의 관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중 특수관계를 고려해 대만과의 관계를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 측은 중국 측 방한 인사 명단을 일일이 언급하며 "중국과 한국이 고위인사 교류를 하는데 북한은 왜 대만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느냐"고 대응했다. 이어 "만일 보도된 대로 금년 11월 장 주석이 한국을 방문한다면, 대만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으며, 대만과의 외교관계 수립까지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6월에 방북한 탕자쉬안 중국 외교부 부부장에게도 한중관계가 발전하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을 표했다. 특히 한중 간 군사교류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과 중국이 장 주석의 방한날짜를 조율 중인 것도 찾아볼 수 있다. 문서에서는 "한국측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강택민(장쩌민) 주석의 방한문제와 관련해서는 전기침 외교부장이 명년 오사카 APEC 지도자회의 전후에 방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음"이라고 명시됐다.


북한의 반발을 고려한 요소들도 찾아볼 수 있다. 주중대사관 보고 문서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한중 우호 관계를 고려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이전 방한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공산당 중앙 판공청 측에서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APEC회의 이후 방한을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 측은 "장 주석의 방한이 실현되는 경우에는 APEC 이전이 됐던 이후가 됐던 북한 측이 불만을 가지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한중이 이미 수교하였을 뿐만 아니라 양국간 관계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중국 측이 더 이상 북한 측 눈치를 볼필요는 없다"고 설득했다. 결국 장 주석은 APEC 회의 이전인 11월 13∼17일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에는 장 주석의 방한뿐 아니라, 일본의 과거 식민지 지배를 사과한 '무라야마 특별담화', 김영삼 대통령의 미국방문, 아세안 등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참여, 유엔 50주년 기념 특별정상회의, 한-이집트 국교수립 등 1995년 발생한 외교 관련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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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부는 국민 알 권리 보장과 외교 행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생산된 지 30년이 지난 외교문서를 매년 공개하고 있다. 공개된 외교문서는 서울 서초동 외교사료관 내 외교문서 열람실을 직접 방문하거나 공개외교문서 열람·청구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이한나 기자 im21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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