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에 화재까지…자동차 공장 멈췄다
엔진 밸브 '안전공업' 화재
제네시스·코나 등 생산 중단
중동 전쟁 따른 고유가·환율 상승
원재료, 물류비 부담 악재
5월부터 부품 수급 차질
공급망 전반 불안정성 전망
중동발 유가·환율 상승과 협력사 화재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이 겹치며 국내 완성차 생산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물류비 상승과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맞물리며 비용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엔진 밸브를 공급하는 핵심 협력사 안전공업 화재 여파로 현대자동차와 기아 주요 공장이 일부 차종 생산을 중단하거나 조정했고, 공피치까지 발생하는 등 생산 차질이 현실화했다.
안전공업은 엔진 밸브를 공급하는 핵심 협력사로, 현대차 울산·아산공장과 기아 화성·광명·광주공장 등에 부품을 공급해온 핵심 협력사다. 지난달 30일 기준 생산 중단에 들어간 차종은 ▲제네시스 가솔린 전 차종 ▲팰리세이드 가솔린·하이브리드 ▲산타페 가솔린 2.5 ▲그랜저 가솔린 2.5 ▲코나 HEV·가솔린 2.0 ▲쏘나타 2.0·N라인 가솔린 2.5터보 ▲아반떼 HEV·N 등이다. 이 가운데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싼타페 등 주력 차종은 오는 6월 생산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현대차 아산공장은 2일과 오는 3일 이틀간 약 280대 규모의 공피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피치는 컨베이어벨트가 빈 채로 돌아가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으로, 부품 수급 차질이 생산 중단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재가 단기적 이슈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전반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원재료·물류비 부담을 끌어올리며 업계 전반의 수익성과 공급망 안정성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원재료 가격과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원유 가격 상승은 나프타, 합성수지 등 주요 부품 소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이는 곧바로 생산비 증가로 이어진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국내 부품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 역시 부품 단가 인상 압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물류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도 악재 요인이다.
현대차와 기아 등에 부품을 납품하는 부품사 관계자는 "4월까지는 부품 생산에 차질이 없지만 오는 5월부터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주변 업체들 사이에선 주요 부품 소재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중동전쟁 영향이 본격화한 3월 이후 생산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2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63만87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다. 감소 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는 중동 전쟁의 영향이 본격 반영되기 전 수치라는 점에서 3월 이후 감소 폭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러한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2분기 이후 업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와 합성수지 공급 차질이 현실이 되면 오는 5월 이후에는 부품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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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 밖의 전쟁 장기화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마진 압박과 공급망 교란에 따른 생산 차질을 불러올 수 있어 중장기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자동차에 사용되는 각종 플라스틱, 화학제품,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며 항로 우회로 선적 기간이 늘어나는 점도 단기 생산에 압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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