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 등 고발권 분산 추진
李 "고발권 지자체 등 확대" 보완 주문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이후 46년간 유지되어 온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제' 전면 개편이 추진된다. 공정위는 그간 독점해온 고발권을 국민과 기업 등에 돌려주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위를 거치지 않는 '직접 고발권' 부여를 강력히 지시하면서 제도 설계의 패러다임이 바뀔 전망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31일 국무회의에서 '전속고발제 전면 개편 방안'을 토의 안건으로 보고했다. 개편안은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나 사업자가 고발할 경우 공정위 고발 없이도 공소 제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 300명 이상 또는 사업자 30개 이상의 연서로 고발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제시했다. 또한 현재 4개 기관에만 부여된 고발요청권을 50개 중앙행정기관과 243개 지방자치단체로 대폭 확대해 공정위의 고발권 행사를 견제하고 적정성을 담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공정위 '전속고발제' 46년 만에 수술대로…대통령 "직접 고발권 허용하라"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이 대통령은 현행 '고발요청권' 중심의 개편안에 대해 보완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자체 등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고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고발하는 방식은 여전히 전속 권한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혐의가 뚜렷한 경우 수사기관에 '직접 고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향을 검토하라"라고 지시했다. 공정위가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사건을 묵살하거나 독점에 따른 봐주기 논란이 생기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관련 부처들은 전속고발권 제도의 개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남용 우려를 제기했다. 법무부는 고발권 남용을 막기 위해 가격·입찰 담합 등 중대한 '경성 담합'으로 대상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고, 산업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경쟁사의 악용이나 중복 조사로 인한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을 우려하며 세심한 제도 설계를 당부했다. 정부는 과도한 형벌 규정을 경제적 제재로 전환하는 '3차 경제형벌 합리화'를 통해 기업 활동 위축 우려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한편 주 위원장은 전속고발제 개편안 보고에 앞서 나프타 가격 변동 등 불확실성을 악용한 불공정 행위 조사 상황을 보고했다. 주 위원장은 비닐·플라스틱을 대량 발주하는 식품·화장품 5개 업체의 납품연동제 위반 혐의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애경·아모레·농심·롯데웰푸드 등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 질서를 맡은 공정위의 적극적인 활동을 강조하며 "어려운 상황을 악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철저히 통제하라"라고 당부했다.

AD

공정위는 이날 토의 결과를 바탕으로 직접 고발권 부여 범위를 확정해 신속히 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