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공정위 전속고발 개편안 지적
중앙·지방정부 '직접고발권' 없어 비판
공정위원장 "지자체 역량 상당히 부족"
이 대통령 "지방정부 무시 말라" 언급도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 개편안에 대해 "왜 공정위만 권한을 독점하느냐"고 질타했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공정거래 사건의 '직접고발권'을 부여하지 않고, 반드시 공정위를 거치는 '고발요청권'을 주는 방안에 "(제도를) 우회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주병기 공정위원장으로부터 '전속고발제 전면 개편 추진방안'을 보고받고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31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3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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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고발제란 담합 등 6개 법률 위반 사건에 한해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수사와 재판이 이뤄지는 제도다. 불필요한 고발을 막기 위해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때부터 유지돼왔다. 하지만 공정위 고발권 독점으로 중대 범죄가 면죄부를 받는다는 비판이 커졌고, 이 대통령도 지난 2월 폐지 검토를 지시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나 사업자에게 직접고발권을 주고, 50개 행정기관 및 광역·기초 지방정부에 고발요청권을 확대 부여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고발요청권의 경우 반드시 공정위를 거치도록 했다. 개편에도 불구하고 중앙·지방 정부가 수사기관에 직접 고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도 이를 문제 삼았다. 그는 "(개편은) 다른 기관도 문제가 없으면 고발하게 하자는 것"이라면서 "반드시 공정위를 거치라고 하면 (전속고발) 완화·폐지 방향에 안 맞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도 지방정부인데 공정위가 스크린해야겠으니 우리를 거치라는 것은 좀 그런 것 같지 않으냐"고 재차 반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31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3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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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주 위원장이 "일반기관은 수사권이 없어서 공정거래 사건을 수사할 전문성과 조직이 부족하다"며 "국민고발권이 보장됐기 때문에 정부 기관은 직접 못하지만 국민들은 직접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중앙·지방 정부의 고발요청권이 들어올 경우 공정위가 반드시 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공정위가 다 조사를 못 하지 않느냐"며 "우리 산업 경제 질서가 너무 엉망이라 위반하고 짬짬이 하고 지배권을 남용하고 하는 게 무슨 경영 기술처럼, 역량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독점하다 보니 각종 경제위반 행위가 제대로 단속되지 않고 있다는 취지다.


이어 이 대통령은 "공정위가 (조사를) 전부 할 수 없으면 일부 조사 권한을 지방정부에 넘기든지, 분담하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직접 수사기관에 고발을 못 하고 굳이 공정위를 거쳐야 한다면 시간을 질질 끌다가 혐의가 없다고 덮어버릴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독점하고 있으니 봐주기 권한이 생겼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개편 취지는) 전속고발권을 다른 쪽에도 줘서 완화하자는 것인데 고발요구권은 (지금 제도를) 약간 우회한 것"이라면서 "반드시 모든 고발은 공정위를 통해서만 한다는 이념이 관철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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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의 역량에 관한 논쟁도 오갔다. 주 위원장은 "지자체가 지금은 역량이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에 고발권을 바로 풀어버리면 (고발이) 남발될 수 있고 과잉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지방 정부를 무시하지 말라. 엉터리로 하지 않는다"며 "(과잉 조사는) 수사기관이 통제하면 되는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그러면서 "고발권을 확대하는 쪽으로 검토해보라"고 주문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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