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초토화"발언…심리적 저지선 뚫은 유가(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초토화 작전을 예고하자 이란이 후티 반군을 통해 홍해까지 봉쇄하겠다고 맞수를 뒀다.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이란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일부 선박들에 통행료를 부과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중국, 인도 등 일부 우호국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했다.
트럼프 지지율 33%까지 급락
"이란, 후티 통해 홍해 봉쇄 준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초토화 작전을 예고하자 이란이 후티 반군을 통해 홍해까지 봉쇄하겠다고 맞수를 뒀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통행료까지 거두겠다고 나서면서 국제유가는 2022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란과의 협상이 이뤄지든, 대대적인 폭격과 지상전으로 이란을 초토화하든 승기를 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잡은 협상 시한은 다음 달 6일이며, 그의 지지율은 현재 2기 집권 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이란 초토화" 압박…유가 심리적 저지선 육박
CNBC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7시38분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5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3.30% 오른 배럴당 106.2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직전일 종가 기준으로는 102.88달러에 마감해 2022년 7월 이후 3년8개여월 만에 100달러를 넘어섰다. 배럴당 100달러 선은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려 왔다. 브렌트유 5월물도 0.19% 상승한 배럴당 112.7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초토화 발언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합의가 조기에 도출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유정, 석유수출통로인 하르그섬, 그리고 담수화 시설을 폭파하고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람의 생존과 직결되는 전력과 식수를 끊고, 정권의 돈줄인 석유 생산·수출 시설을 부수겠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것을 파괴하겠다는 뜻이다.
미국 내 전쟁 반대 여론이 커지고, 본인의 지지율이 확 떨어지자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과의 협상이 이뤄지거나, 초토화 작전으로 이란을 마비시키는 것 모두 미국이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을 마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시한에 맞춰 전쟁을 마칠 수 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2기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미 매사추세츠대 앰허스트 캠퍼스가 유거브에 의뢰해 지난 20~25일 미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3.5%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3%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강행…후티에 홍해 봉쇄 압력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이란은 강경 대응 방침을 이어갔다. 이란 반관영매체인 타스님뉴스에 따르면 이날 이란 의회는 이달 초 제출됐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다만 구체적인 통행료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다.
타스님뉴스는 중국 위안화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이란 리알화로 부과하는 방안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이란은 이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일부 선박들에 통행료를 부과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28일 개전 이후 중국, 인도 등 일부 우호국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했다. 일부 선박들로부터는 200만달러(약 30억원)에 달하는 통행료를 중국 위안화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와 함께 친이란 무장단체인 예멘 후티 반군을 이용해 홍해 항로 봉쇄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유럽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하며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조직 후티의 지도부가 지난 주말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더욱 공격적인 군사 행동을 위한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며 "후티 반군에 홍해 선박 공격 재개를 준비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홍해 남부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에서 선박을 공격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더욱 큰 혼란에 빠진다. 지난달 말 분쟁 시작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폐쇄하면서 이 항로는 더욱 중요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쟁 발발 후 홍해 연안의 얀부 항구를 통해 원유를 수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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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계 투자은행(IB)인 라보뱅크의 외환전략책임자인 제인 폴리는 BBC에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시장을 안정화시키려는 발언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반대로 이란은 이를 계속 부인하며 양측이 격차가 큰 엇갈린 신호를 시장에 계속 주고 있다"며 "많은 투자자가 전쟁이 조기종식될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고, 시장도 계속 불안정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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