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으로 걸프 6개국 성장률 4.4%→-0.2%”-옥스포드 이코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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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싱크탱크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미국-이란 전쟁 이전 4.4%에서 -0.2%로 4.6%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미국-이란 전쟁이 1개월을 넘은 상황과 분쟁 장기화 위험으로 인한 원유 생산 감소, 수출 위축, 관광 부진, 내수 둔화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원유 수출을 다른 경로로 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큰 폭의 하향 조정을 받았다. 저장시설이 가득 차면 생산을 멈춰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더 낮아 비교적 건전한 수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어 하향 조정 폭이 더 작았다.


다음은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GCC, 경기침체 가능성 높아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은 이제 2개월 차로 접어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계속 봉쇄된 상태이며, 저장능력이 차오르면서 에너지 생산업체들은 감산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는 있지만, 확전 위협이 계속되는 점을 보면 평화 합의는 아직 멀어 보인다.


전쟁이 당초 가정했던 2주를 훨씬 넘어 지속됨에 따라,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글로벌 기준 전망을 더 부정적인 시나리오로 수정했다. 최신 전망은 분쟁이 2개월간 지속되고, 그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도 계속 봉쇄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후 2개월간은 저강도 혼란이 이어지며, 해협을 지나는 선박 흐름은 정상의 약 50% 수준으로 회복되고, 2026년 나머지 기간 동안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 개선된다고 가정했다. 그 결과 GCC 지역의 GDP 성장률 전망도 큰 폭으로 낮아졌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최신 GCC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2026년 기준 -0.2%로, 전쟁 전 전망치 4.4%에서 대폭 하향됐다. 이는 역내 전반의 의미 있는 경기침체를 포함한 전망이다. GCC 전체 성장률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쟁 전 전망 대비 8.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더 길고 심각하게 전개되면서 여러 분야의 회복 속도는 느려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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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관광 부문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관광 비중이 큰 GCC 국가들에서는 최대 GDP의 15%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일부 항공로는 다시 열렸지만 전부는 아니며, 항공편 규모도 전쟁 이전의 약 40% 수준만 회복됐다.


석유·가스 수출 차질이 길어질수록 생산 재가동에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물류 재정비와 무역 예약 재개가 필수적이다. 유조선 위험이 낮아졌다는 명확한 신호가 나오면 해상보험료도 결국 더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충격의 정도는 각 GCC 회원국이 여전히 석유·가스를 수출할 수 있는지, 그리고 미래 수출을 위해 재고를 얼마나 쌓아둘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은 호르무즈 해협 수출 의존도가 높아 가장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카타르의 성장률 하향조정 폭이 가장 크다.


LNG는 카타르 석유·가스 수출액의 약 80%를 차지한다. LNG는 원유보다 처리·저장 비용이 높기 때문에 생산을 중단하는 편이 더 경제적이다. 이것이 카타르의 성장률 전망치를 17%포인트 낮춘 주된 이유이며, GCC 내 최대 하향 조정폭이다.


쿠웨이트와 바레인은 나중에 수출하기 위한 재고 축적 능력이 제한적이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전쟁 2개월 동안 잃는 수출의 약 15% 정도만 비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반대로 오만은 해상 병목지점 밖에 위치해 수출 능력이 대부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해협을 우회해 상당한 물량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우회 수출과 대형 저장시설 덕분에 UAE의 생산 손실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도 생산시설 셧다운 없이 버틸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지금까지 전쟁 과정에서 일부 석유·가스 시설이 공격받아 가동 차질이 있었고, 이를 전망에 반영했다. GCC 전체 원유 생산은 2030년까지 누적으로 전쟁 전 전망보다 하루 120만배럴 낮아질 것으로 추산한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가장 중요한 경로는 당연히 에너지 가격이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최신 유가 전망은 브렌트유가 2분기 평균 배럴당 113달러를 기록한 뒤 연말에는 80달러까지 떨어지는 것이다.


단기 물가 압력은 비교적 제한될 가능성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2026년 GCC 소비자물가상승률(CPI) 전망을 2.3%에서 2.5%로 0.2%포인트 올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역내 수입도 제한하고 있어 수입물가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일부 육상 우회와 항공화물 확대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런 운송 방식은 비용을 크게 높인다.


대부분의 역내 정부는 연료, 유제품, 달걀, 육류 같은 필수품 가격을 규제하고 있다. 물가 점검 인력이 투입돼 가격 변동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비필수재는 비용 압박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식당과 케이터링 업계는 최근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겪고 있으며, 이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수 약화에 따른 디플레이션 압력이 상품가격 상승 일부를 상쇄할 것이다. 사우디를 제외하면 재택근무 가능한 인력 상당수가 집에서 일하고 있어 사무실·통근 관련 재화와 서비스 수요가 줄고 있다. 관광 활동 급감과 맞물려 기업들은 영업 부진기에 임금 삭감과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경제에서는 이런 상황이 노동시장에 악영향을 미쳐 실질임금을 떨어뜨릴 것이다. GCC에서도 단기적으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겠지만, 이주노동자의 거주 자격이 일자리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외국인 노동자 상당수는 결국 지역을 떠나게 된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부재와 향후 안보 우려는 현재 임금 수준에서 이주노동자 공급을 줄일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임금 비용을 높이고 잠재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


일부 회원국은 고유가 수혜

앞서 언급했듯 석유·가스를 여전히 수출할 수 있는 국가는 고유가 덕분에 정부 수입이 크게 늘지만, 수출하지 못하는 국가는 수입이 급감한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이들 국가 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이는 재정에도 영향을 준다.


오만이 가장 큰 폭으로 재정수지가 개선될 전망이다. 2026년 재정수지 전망은 6.8%포인트, 2027년 전망은 추가로 2.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사우디와 UAE의 재정도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카타르는 가장 큰 재정 감소폭을 기록할 것이다.


카타르의 하향 조정은 가스 수출 차질 때문만은 아니다. 일부는 노스필드 이스트(North Field East) LNG 증설 프로젝트가 내년으로 지연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증설이 첫해 카타르 LNG 생산능력을 약 20% 끌어올리고, 2029년에는 약 40% 확대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GCC 국가들의 재정 수입 전망은 엇갈리지만, 정부 지출은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주민 지원을 위한 재정지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방위력 보충을 위한 추가 지출도 필요해질 것이다.


라스라판 LNG 플랜트 피해, 카타르 성장률 추가 하향조정으로 이어질 전망

3월 18일 카타르 당국은 이란 미사일이 자국 최대 가스 시설인 라스라판 LNG 인프라를 타격해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고 발표했다. 카타르에너지는 전체 생산능력의 약 17~20%가 피해를 입었다고 확인했으며, 복구에는 3~5년이 걸리고 연간 200억달러의 수입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공격은 전망 작업이 끝난 뒤 발생했기 때문에, 4월에는 이미 매우 부정적인 카타르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 이는 올해 후반 가스 생산과 수출 회복의 정점이 공격 전 예상보다 약 20% 낮아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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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라스라판 산업도시 내 공격받은 시설은 더 넓은 노스필드 지역 안에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앞서 언급한 노스필드 이스트 증설 작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 공격이 해당 프로젝트의 연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정재형 경제정책 스페셜리스트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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