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분류도 94% 맞췄다"…국산 의료AI, 진료·신약개발 속도 높인다
루닛·KAIST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중간평가 통과…병원·제약 현장 실증 본격화
국산 의료·바이오 인공지능(AI)이 응급실 환자 분류와 진단 보조, 신약 후보 물질 예측까지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병원에서는 의사의 진단과 치료 판단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돕고, 제약 분야에서는 신약 개발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국민이 체감할 의료 혁신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임상 의사결정지원 에이전트 시스템(CDSS) 개발 개념도. ① 의학 논문·임상시험·약물·실제 임상데이터 등 핵심 의료 지식을 학습한 의과학 파운데이션모델(FM) 구축 ② 의료 가이드라인·논문·약물 정보 등을 실시간 검색·참고하는 검색증강생성(RAG) 기능 적용 ③ 실제 병원 진료 환경에 맞춰 임상 특화 모델로 고도화해 진단·치료 판단 지원. 과기정통부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중간성과 평가 결과, 루닛 컨소시엄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컨소시엄이 모두 2단계 지원 기준을 통과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두 팀은 오는 9월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B200 256장을 계속 지원받아 의료·바이오 특화 AI 모델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
이번 성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의료 현장 적용성이다. 루닛 컨소시엄은 의학 논문과 임상 데이터를 학습한 의과학 특화 모델을 기반으로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CDSS)'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실제 의료 데이터 환경에서 응급실 환자 위급도 5단계 분류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였고, 진단명 일치율도 94% 수준을 기록했다. 이상약물반응 판단과 보고서 작성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이며 의료진이 실제 활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응급실처럼 시간이 생명인 현장에서는 환자 상태와 최신 가이드라인, 약물 안전성, 임상 데이터를 동시에 검토해 의사에게 빠르게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반복적인 문헌 확인과 데이터 검색 시간을 줄일 수 있고, 환자 입장에서는 보다 빠른 중증도 분류와 진료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실제 체감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병원 진단 넘어 신약 개발도 '30배 속도전'
신약 개발 분야에서도 변화가 크다. KAIST 컨소시엄의 바이오 AI 모델 'K-Fold'는 단백질 복합체 구조 예측에서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의 알파폴드 3(AlphaFold 3)에 근접한 정확도를 보이면서도 평균 1분 이내로 결과를 내 기존 30분 수준 대비 최대 30배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희소한 신규 약물 복합체 예측 성능도 높아져 신약 후보 탐색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은 단순히 연구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신약 후보 물질 발굴 초기 단계의 시행착오를 줄여 제약사와 연구기관의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기존에는 후보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면, 이제는 더 빠른 반복 검증이 가능해져 치료제 개발 속도 자체를 앞당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 AI 모델들은 4월부터 오픈소스로 공개된다. 루닛은 9개 병원과 SK바이오팜에서 실증을 확대하고, 일반 국민이 건강 상태와 의학적 궁금증을 상담받을 수 있는 맞춤형 의료 챗봇도 실증할 예정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72점에서 92점 나오자 난리 났다…문제 찍으면 답 ...
과기정통부는 이번 성과가 연구실 수준을 넘어 실제 진단·치료와 신약개발 현장으로 이어지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동원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인프라정책관은 "약 5개월의 짧은 기간에도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의료·바이오 특화 AI 기술 기반을 확보했다"며 "국민이 더 빠르고 정밀한 진료와 신약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실제 사업화와 현장 확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