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장기화 우려에 코스피 5000대로 급락
'반도체 고점' 가능성에…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락세
원·달러 환율은 1520원대로 급등…금융위기 후 최고

코스피 지수가 장초반 4% 넘게 하락하며 5100선이 붕괴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국내증시 현황이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20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2026.3.31 강진형 기자

코스피 지수가 장초반 4% 넘게 하락하며 5100선이 붕괴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국내증시 현황이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20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2026.3.31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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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 급락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올해 6000을 뛰어넘고 7000을 바라봤던 코스피는 이제 5000 붕괴를 걱정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인한 경기 악화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장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았다.

중동전쟁 장기화 우려에 코스피 5000대로 내려가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53% 내린 5143.75로 출발해 오전 9시35분 기준 4.03% 내린 5064.57까지 낙폭을 키웠다. 지난 26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같은 시간 코스닥도 3.13% 내린 1072.43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는 지난달 27일 장중 역대 최고치인 6347.41을 기록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20.2%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부진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오전 9시3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4.54% 내린 16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6.54% 내린 81만6000원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4.15%), 기아(-4.22%), LG에너지솔루션(-3.41%), 한화에어로스페이스(-5.43%), SK스퀘어(-8.43%) 등도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기술(-8.44%), 전기전자(-4.03%), 운송창고(-1.96%) 등 대다수 업종이 내리고 있다.

중동전쟁 '코스피에 직격탄'…5000피 붕괴 우려 원본보기 아이콘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업종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우리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마이크론(-9.88%)과 샌디스크(-7.04%), 인텔(-4.50%), AMD(-2.95%)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23% 급락했다. 반도체지수가 급락하면서 나스닥지수도 0.73% 떨어졌다.

최근 메모리반도체 현물가가 하락했다.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치솟았던 메모리 가격이 더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 현물 가격이 하락하는 등 반도체칩 상승 지속 여부가 불안을 준 가운데 분기 말 리밸런싱(재조정) 이슈도 부담이 됐다"며 "여기에 최근 가트너(시장조사기관)가 올해 글로벌 PC 및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9.2%에서 -14.8%로 크게 하향 조정한 점도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간 코스피 밸류에이션

증시 하락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밸류에이션도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갔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9배로, 전쟁 발발 전 시점인 전월 말 10.2배에서 약 23% 하락했다.

코스피 역사상 선행 PER이 8.0배 밑으로 내려갔던 적은 2008년 10월 금융위기(6.3배),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및 유럽 재정위기(7.6배), 2018년 10월 미·중 무역분쟁 및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인상 불안(7.7배) 등 단 3차례에 불과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급의 블랙스완 충격을 제외하고는 PER 8.0배가 사실상 지수 바닥권의 신호로 작용했다"면서도 "만약 전쟁으로 인한 기업들의 원자재 비용 상승과 이를 반영한 애널리스트들의 코스피 이익 컨센서스 상향 작업 중단 및 하향 작업이 진행된다면 밸류에이션 저평가 매력이 희석될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역시 우리 증시에는 부담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4.2원 오른 1519.9원에 개장한 뒤 오전 9시40분 현재 1526.55원까지 급등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17년여 만의 최고치다.


중동 전쟁 우려가 지속되면서 원화가치 하락이 이어진다는 평가다. 미국이 지상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무장 정파 후티가 참전하며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이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 브렌트유는 115달러를 각각 넘기는 등 국제 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닷새 연속 올라 장중 100선을 훌쩍 넘었다. 전쟁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가 오르면서 원화는 하락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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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이탈도 원화 가치 하락에 일조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날까지 코스피에서 8거래일 연속 조원 단위 순매도를 하고 있다. 이날도 1조원 이상 순매도 중이다. 외인들은 이달에만 코스피에서 30조원 이상 순매도하면서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최대 순매도 기록을 고쳐 썼다.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매도하면서 원화를 달러로 바꿔가기 때문에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는 환율 상승 요인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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