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건설 큰 손들, 고령화에 "美건설사 산다"
일본 건설 업체들이 미국 회사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면서 주택 시장에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에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지만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둔화되고 있는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건설업체들은 2020년 이후 미국의 단독주택 건설업체 23곳에 대한 인수를 발표했거나 마무리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의 인수 건수 대비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여기에 이들이 추가로 사들인 다가구주택 개발업체와 건설자재 공급업체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인수 규모는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일본 업체들이 미국 주택건설 시장에서 약 6%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기업들은 미국 주택건설 시장이 둔화하는 시점에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 시장은 높아진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인해 소비자가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체들은 주택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추가로 짓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다.
또한 정책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단독주택을 매입하는 것을 금지하려 하고 있다. 이는 건설업체들이 자사 주택을 판매하는 데 활용하는 또 다른 중요한 통로를 막는 것이다.
일본 업체들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배경에는 자국 내 인구 구조 변화가 있다. 일본의 출생률은 지난 10년 동안 거의 해마다 하락했다. 중위연령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인구 문제로 인해 일본 건설업체들은 유럽, 호주, 특히 미국과 같은 해외에서 성장할 새로운 시장을 찾게 됐다.
올해 2월 일본의 주택건설·목재 회사인 스미토모 임업은 트라이 포인트 홈스를 4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트라이 포인트는 연간 약 5000채의 주택을 공급하며 미국 내 상위 20대 건설업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스미토모는 미국에서 5번째로 큰 주택건설업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에는 일본 주택건설업체 세키스이하우스가 미국의 상위 20대 상장 건설업체이기도 한 M.D.C.홀딩스를 49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 인수로 세키스이하우스는 미국에서 6번째로 큰 주택건설업체가 됐다.
존 번스 리서치앤드컨설팅 최고경영자(CEO)인 존 번스는 "처음에는 작게 시작됐다"면서도 "일본 기업들은 대체로 매우 장기적인 시각으로 게임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캐나다와 호주의 주택건설업체들도 미국에 조금씩 진출했지만 일본 업체들만큼 본격적으로 입지를 넓힌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시이 도루 세키스이하우스 전무는 "일본의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며 "그에 비하면 미국 시장은 규모와 잠재력 측면에서 여전히 매우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 환경이 유리한 점도 일본 업체들의 미국 진출을 가속화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은 미국보다 금리가 낮기에 세키스이하우스 같은 일본 건설업체들이 경쟁사들보다 더 높은 가격을 써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때로는 일본 업체들이 미국의 최대 주택건설업체인 레나와 D.R.호턴을 제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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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래들을 맡아온 마거릿 휠런 휠런어드바이저리 CEO는 자사가 중개한 건설업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일본 매수자들이 가져갔다고 말했다. 휠런 CEO는 "일본 업체들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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