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의 딜레마
커지는 노조 '성과급 재원 확대' 요구
하이닉스 4배 규모, 성과급 하락 우려도

지난 26일부터 진행돼온 삼성전자 노사 간 임금협상 집중교섭이 또다시 파행을 맞았다. 반도체 호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노사는 영업이익 연동과 성과급 상한 폐지 등 '성과급 제도화'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노조 요구대로 영업이익을 성과급에 고정 연동할 경우 오히려 직원 보상이 줄어드는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협상 집중교섭이 파행된 후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의 판단을 앞두고 있다. 오는 5월 총파업을 추진하고 있는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위원장은 지난 27일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지노위에 제소할 예정이고 그 결과에 따라 교섭을 진행하겠다"며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화를 계속 요구했고 회사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재원을 어디까지 열어둘 것인가에 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10%)을 기계적으로 연동하는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성과와 연동하되 일정 수준의 재량을 유지해야 사업부 간 격차와 업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24년 5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촉구하며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024년 5월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촉구하며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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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요구안대로 '영업이익 10% 재원'을 고정적으로 적용할 경우, 사업부별 수익성 격차가 그대로 보상 격차로 이어지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메모리사업부 대비 수익성이 낮은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는 성과급 지급률이 급감하는 등 내부 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다. 실제로 노조 요구안을 원안대로 적용할 경우, 지난해 47%였던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 성과급 지급률은 11%로 급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이익 연동 비율을 고정하면 경쟁사와의 비교에서도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원 규모 차이로 동일한 이익을 내더라도 1인당 성과급 규모는 낮아질 수 있어 오히려 고성과 사업부 직원들의 보상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임직원 수는 12만8881명,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3만4549명으로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 10% 재원 사용'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의 인원 규모 차로 메모리사업부 성과급 지급률이 SK하이닉스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며 "이 때문에 사측이 집중교섭에서 특별 포상을 약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회사는 일정 수준의 상한을 유지하되, 경영 성과에 따라 추가 재원을 투입해 경쟁사 이상의 보상을 보장하겠다는 특별 포상안을 제시했다. 유관 조직은 해당 지급률의 70%를 적용하고, LSI시스템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기존 OPI 50%에 더해 최대 75%까지 지급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이와 함께 총 6.2%(기본 인상률 4.1%+성과 인상률 2.1%)의 임금 인상안을 비롯해, 무주택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까지 지원하는 주택대부 제도 도입, 자녀 출산 경조금 상향, CL별 샐러리캡 인상 등 복지 확대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노조는 OPI 제도화가 아니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이 중단됐다. 노조는 4월23일 집회, 오는 5월 총파업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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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주장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그중에서도 메모리사업부원들의 이익 실현에만 맞춰져 있다"며 "6.2% 임금 인상, 최대 5억원의 주거안정 지원제 도입,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등 사측이 제시한 '전체 임직원용 복지 혜택'은 빛조차 보지 못한 채 묻혀버렸다"고 말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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