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으로 4명에 '새 삶' 선물한 故 김창민 감독…알고 보니 폭행당해 뇌출혈
유가족 "범인은 자유롭게 거리 돌아다녀"
"이제 꽃피우기 시작했는데 안타깝다"
지난해 11월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난 김창민 영화감독이 폭행 피해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유가족 측은 폭행 피해 후 초동대응부터 피의자 처벌에 이르기까지 수사 과정 전반이 부실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3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자폐 성향이 있는 아들과 함께 경기 구리시의 한 식당을 찾았다. 유가족 측은 "아들이 갑자기 돈가스를 먹고 싶다고 해서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을 찾은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식사 도중 옆 테이블 손님들과 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은 상대방에게 주먹으로 가격당해 바닥에 쓰러졌다. 김 감독은 사고 발생 약 1시간 만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뇌사 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김 감독을 폭행한 남성 A씨를 특정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보완을 요구하며 반려했다. 경찰은 유가족의 요청과 검찰이 요구한 보완 수사를 통해 상해치사 혐의로 A씨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그러나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결국 지난주 이 사건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유가족 측은 연합뉴스를 통해 "사건 발생 현장 근처에 대학병원이 있었는데 이송이 1시간 지체되며 결국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피의자가 여러 명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1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나중에야 2명을 특정해 영장을 신청했는데 그것도 기각되는 등 수사가 부실하고 수개월째 지연됐다"고 했다. 이어 "사건 발생 5개월이 지났는데 범인은 자유롭게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며 "오랫동안 영화판에서 어렵게 활동하다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20일 폭행 피해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진 뒤 투병하다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김 감독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양측 신장을 기증해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서울 강동성심병원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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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감독은 두레자연고를 졸업했다. 2013년 영화 '용의자' 소품 담당을 시작으로 '대장 김창수'(2017), '마약왕'(2018), '마녀'(2018), '비와 당신의 이야기'(2021), '소방관'(2024) 등에선 작화팀으로 일했다. 이후 2016년 '그 누구의 딸', 2019년 '구의역 3번 출구'를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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