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효율 높인 전고체전지, 전기차 넘어 로봇·우주로 뻗는다"[K산업, 미래설계자들]
(4)이정범 LG에너지솔루션 프로젝트 리더
기존 액체 전해질·분리막 구조
하나의 고체 전해질로 대체
안정성·내구성 획기적 변화
속도보다는 완성도에 중점
전기차 넘어 전동화영역 확장
에너지안보 핵심동력 될 것
전고체 배터리가 차세대 전기차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 완성도와 상용화 시점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황화물계 전고체전지는 안정성과 에너지밀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히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맡고 있는 이정범 LG에너지솔루션 책임(차세대 셀 황화물전고체전지 프로젝트 리더·사진)은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고체전지가 왜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지와 실제 양산까지 넘어가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을 짚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에서 학·석박사 통합과정을 거치며 리튬이온 배터리 전극 소재를 연구한 그는 2017년 LG에너지솔루션에 합류한 이래 전지 소재와 셀 설계 전반에 천착해온 전지 기술 전문가다. 특히 2020년 이후에는 황화물계 전고체전지 개발에 집중하며 양극·음극 설계, 고체전해질 소재, 셀 구조 개발까지 전 공정을 아우르는 연구를 수행하며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렸고, 2022년부터는 미국 UC샌디에이고와의 공동 연구에도 참여해 전고체전지 기술 검증을 병행해왔다. 현재는 관련 프로젝트 리더로서 양산 가능성 확보를 위한 핵심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전고체전지의 본질을 '전해질의 변화'로 짚었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가 액체 전해질과 분리막을 따로 사용하는 구조라면, 전고체전지는 이를 하나의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형태다. 이 책임은 "이 변화 하나로 배터리의 안정성과 내구성을 완전히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단순히 배터리 성능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전고체 배터리 주도권 확보는 국내 배터리 산업이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완전히 탈바꿈하는 전환점이자, 국가 전략 자산으로서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에는 배터리 구조 자체의 근본적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고체 전해질은 이온이 이동하는 통로이면서 동시에 분리막 역할까지 수행한다. 이 덕분에 액체 전해질에서 발생하던 누액이나 가스 발생, 화재 위험을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그는 "기존 배터리는 고온이나 장기 사용 시 내부 압력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지만, 전고체전지는 이러한 현상을 근본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적 변화는 성능 향상으로도 이어진다. 분리막이 사라지면서 그만큼 더 많은 활물질을 채울 수 있고, 냉각·보호 구조도 단순화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같은 크기에서도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황화물계를 선택한 배경에는 '성능'과 '공정성'이라는 두 축이 있다. 그는 리튬이온 전도도가 매우 높아 기존 액체 전해질 수준의 출력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동시에 소재가 비교적 부드러워 전극과의 접촉 면적을 넓게 확보할 수 있고, 이는 대면적 생산 공정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개발은 '작동'을 넘어 '양산'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핵심은 실제 생산 환경에서 동일 성능을 안정적으로 재현하는 데 있으며, 배터리 특성상 대량 생산 시 품질 편차를 줄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무음극 전고체전지는 음극재 없이 리튬 금속이 직접 형성되는 구조로, 에너지밀도 확장성이 핵심 경쟁력이다. 안전성과 성능이 함께 개선되면서 냉각·보호 구조 단순화가 가능해지고, 차량 설계 자유도도 높아질 수 있다. 주행거리 증가와 배터리 수명 연장으로 충전 횟수와 유지비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계면 안정성 확보와 제조 원가 절감은 여전히 과제로, 표면 코팅과 건식 전극 공정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건식 공정은 유기용매 없이 전극을 제조하는 방식으로, 공정을 단순화하고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그는 이 기술이 향후 양산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화물계 전고체전지의 핵심 지표인 이온전도도와 계면 안정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이온전도도를 확보했으며, 기능성 코팅을 통해 계면 저항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산 전략은 '속도'보다 '완성도'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는 "고성능과 함께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급한 상용화보다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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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전지의 파급력은 전기차를 넘어선다. 이 책임은 "전고체전지는 국가 간 기술 리더십 경쟁의 핵심 분야"라며 "전기차를 넘어 로봇, 항공, 우주 등 다양한 산업으로 전동화 영역이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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