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모두의 창업, 창업 생태계 기초 체력 다지는 기회 돼야
"모두의 창업은 초보 창업가들의 '시작, 스타트' 단계를 모두 함께 돕는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설계했습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5일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발대식에 앞서 한 말이다. 모두의 창업은 참여자들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회사를 만드는 것까지를 다룬다. 여기엔 창업을 '어떻게' 하느냐가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 구축에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돼 있다. 한 장관은 "창업을 무작정 하지 말라는 생각도 담겨 있다"고도 했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은 최근 창업 생태계 전반에서 확산하고 있는 활력의 신호다. 지난해 기술 창업은 22만1000개로 전년 대비 반등에 성공했다. 전체 창업에서 기술 기반 창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한 19.5%를 기록했는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런 흐름은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하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창업 기업 수는 10만5097개로 전년 대비 18.8% 증가했다. 기술기반 업종 창업기업 수는 2만3899개로 지난해보다 33.1% 늘었다. 벤처투자 역시 지난해 13조6000억원으로 2021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투자 건수는 8542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하지만 활력의 신호가 앞으로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2014년부터 2025년까지 12년 동안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를 시계열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처음엔 정체기였다가 2017년 이후 상승세로 전환돼 2021년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2년을 기점으로 급락했다. 원인은 미국발 금리 인상 등 외부 충격으로 투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었다. 2024년부터는 완만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중동 전쟁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지금의 상황에선 다시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가 자리하는 곳은 바로 이 활력의 신호에서 오는 낙관과 누구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가운데쯤이다. 창업이 국가 경제의 중추가 되는 '국가창업시대'로의 전환이라는 기대의 이면에는 지금 불기 시작한 창업의 열기는 언제든지 고꾸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상존한다. 업계에서 5000명의 혁신 창업가를 발굴하는 성과보다는, 이들이 험난한 창업 과정을 견디는 자생력을 기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모두의 창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100여개의 창업기관이 참여해 지금까지 창업자를 육성해온 노하우를 공개하고 500여명의 선배 창업자가 자신의 경험에 따른 멘토링을 제공한다. 창업가와 기관, 멘토단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 역할을 할 플랫폼도 구축됐다. 한 장관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글을 인용해 투자자, 멘토단, 보육기관, 심사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운동'이라고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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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생애 주기를 보면 당연히 창업 이후가 더 중요하다. 국가창업시대의 성패도 창업 이후 살아남은 기업의 숫자로 평가되기 쉽다. 하지만 창업에 이르는 과정이 견실할수록 창업 이후의 생존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관 주도의 창업경진대회를 넘어, 창업에 이르는 과정에서 쌓인 경험이 우리 창업 생태계의 기초 체력이 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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