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서 CD금리 → KOFR 전환 가속화…2030년 70%까지 확대
목표 비중 20%P 상향…하반기 KOFR 기반 대출도
CD금리, 2030년 중요지표서 빠져…코픽스 편입 검토
정부가 대부분의 금융거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대신 국내 무위험지표금리인 코파(KOFR·Korea Overnight Financing Repo Rate)로의 지표금리 체계 전환에 속도를 낸다.
KOFR 기반 이자율 스와프(OIS) 거래 비중을 2030년까지 50%로 확대하겠다던 기존 목표를 수정해 70%로 높였고, 채권 발행에도 목표치를 신설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 1조원 규모로 KOFR 기반 대출상품을 출시해 저변을 넓힌다. CD금리는 2030년말 금융거래지표법상 중요지표에서 해제하겠다는 명확한 시점도 제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연구원 공동 컨퍼런스'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5.11.4 강진형 기자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은 30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지표금리·단기금융시장 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지표금리 개편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표금리 개편방안은 ▲지표금리의 신뢰감을 속도감 있게 제고 ▲그 과정에서 시장이 받을 수 있는 충격은 최소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3가지 기본방향을 바탕으로 4가지 핵심과제를 마련했다.
핵심은 2021년 도입한 코파가 CD금리를 빠르게 대체해 국내 금융시장의 지표금리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한 데 있다. 코파는 거래가 가장 활발한 초단기금리(콜금리·환매조건부채권(RP)금리 등)를 기초로 산출되는 지표금리를 말한다. 실제 거래에 적용된 금리에 기반해 산출하기 때문에 금리 담합이 어렵고, 기준금리와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2012년 글로벌 금융거래의 기준 역할을 했던 리보(LIBOR) 금리 담합사건 이후 호가에 기반하는 금리산정 체계의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새롭게 마련됐다. 정부는 시장에서 여전히 중요지표로써 활용되는 CD금리를 대체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이번 지표금리 개편방안에는 지난해 7월 행정지도한 코파 기반 이자율 스와프 거래 비중 목표치를 상향 수정했다. 금융위와 한은은 지난해 당초 5차연도에 걸쳐 매년 10%포인트씩 상향, 2030년 6월까지 50%를 달성하기로 했던 코파 기반 이자율 스와프 거래 목표비율을 매년 15%포인트씩 높여 70%까지 달성하는 것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상 금융회사들은 2차연도에 해당하는 2026년 7월부터 1년간 전체 이자율스와프의 25% 이상을 코파 기반 이자율 스와프로 거래하게 된다.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무위험지표금리가 핵심 지표금리로 활용되고 있는 변동금리채권(FRN) 시장에서도 코파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은행권 발행 목표도 신설한다. 오는 6월 금융감독원의 행정지도가 도입되면 은행권은 7월부터 1년간 전체 FRN 발행액의 10% 이상을 코파 기반으로 발행하고, 매년 10%포인트씩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코파 기반 FRN 발행 비중을 2031년 6월 5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은행권 목표보다 15%포인트를 더 높여잡아 5년 뒤 65%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코파 기반 대출상품도 도입한다. 코파 활용 기반을 확대하고,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 선택권을 부여하기 위한 조치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코파를 지표금리로 하는 대출상품을 올해 하반기 총 1조원 규모로 출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단기 운전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공개시장 운영 대상기관을 선정할 때 코파 기반 거래실적 평가비중을 상향해 활성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CD금리는 2030년말 중요지표에서 지정 해제된다. CD금리는 그간 낮은 실거래 비중 탓에 시장금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에도 여전히 이자율스와프 시장 등에서 관행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이번 해제 시기를 구체화한 것은 CD금리에서 코파로의 지표금리 전환 의지를 시장에 명확히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한은 등 관계기관은 올해 하반기 IR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도 CD금리 대신 코파 기반 이자율스와프 거래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코리보(KORIBOR) 사용 비중도 점진적 축소를 유도할 방침이다. 은행 간 단기자금거래에 적용되는 호가금리인 코리보는 이미 국제적으로 산출이 중단된 리보와 산출 체계가 유사해 활용도가 낮다. 특히 현재는 일부 은행에서만 대출 지표금리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내년 4월부터 원칙적으로 코리보 기반 신규대출을 중단해 사용비중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다만 기존 이용 고객은 계약기간 동안 코리보를 지표금리로 계속 활용할 수 있다. 내년 4월 이후 만기가 도래해 대출 연장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코픽스·은행채 등 대체 지표금리로 전환해 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정부는 코픽스(COFIX)에 대한 산출체계 점검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향후 코리보와 CD금리 사용비중이 줄어들 경우 대출시장에서 코픽스의 활용 비중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코픽스 산출기관인 은행연합회는 코픽스 산출·승인 등에 대한 자체 점검을 법상 중요지표에 준하는 수준으로 우선 강화하기로 했다. 코픽스 기초자료 제출기관인 은행 역시 산출자료의 정확성과 내부통제 적정성 등을 자체 점검한다. 그 결과는 금감원이 중점 점검하기로 했다. 향후 금융시장 내 코픽스 활용 비중이 커질 경우 코픽스를 법상 중요지표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표금리는 금융시장의 핵심 인프라로서 파생·채권·대출 등 모든 금융거래의 기준이 된다"며 "평상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2012년 리보 조작사태와 같이 지표금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그 여파는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정성으로 확산하고, 금융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국내 주요 지표금리 전반을 포괄하는 개혁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최근 중동 상황이라는 위기 상황을 개혁의 기회로 삼아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시장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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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세계국채지수(WGBI) 관련 채권자금 유입을 앞두고 CD금리가 중요지표에서 해제되는 시점을 명확히 공표한 것은 우리 자본시장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선진금융시장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지표금리 체계의 신뢰를 높여 해외자금 유입 촉진과 금융시장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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