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지출 410조 시대…정부 "법 바꿔서라도 10% 줄인다"
모든 재정사업 전면 재검토
의무지출 10% 감축 입법 추진
저성과·낭비사업 폐지로
재량지출 15% 절감 목표
한시·일몰 사업 원칙적 종료
역대 최대 규모 지출 구조조정
정부가 초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은 비대해진 재량총량 관리를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다. 성장률 저하에 따른 세입기반 약화 속 초고령화에 따른 의무지출이 내년 410조원대로 진입하며 역대 최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가 의무지출 감축 목표(10%)를 구체적으로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랏돈 지출 대수술…한시·일몰 원칙적 종료
정부는 30일 발표한 '2027년도 예산안 지출 구조조정 추진방안'에서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적극적 재정 운용이 필요함을 감안해 역대 최대 수준의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면서 "모든 재정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해 저성과·비효율 사업은 과감히 감축·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재정운영계획 중기재정지출계획(2025~2029년)에 따르면 의무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6.3%로, 총지출 증가율(5.5%)을 크게 넘어선다.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의무지출 정비 등 특단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전 부처 모든 사업을 대상으로 지속 여부와 규모를 재검토한다. 앞으로 성과가 미흡하거나 효율이 낮아도 관행적으로 지원했던 사업들은 강도 높은 규모 조정이 이뤄진다. 특히 한시·일몰 사업임에도 반복적으로 기한을 연장해 온 사업은 원칙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 지출 구조조정은 유사 중복·집행 부진 사업을 정비하거나 사업간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등 의도적인 절감 노력을 통한 비효율적 사업 감축으로 정의했다. 또는, 사업 구조를 개편해 지출 효율성을 제고하는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예산 절감에 기여하는 조치다.
의무지출 10%·재량은 15% 줄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의무지출 10%, 재량지출 15% 감축이다. 의무지출은 처음으로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입법조치계획을 수반하게 하는 등 역대 유례없는 지출 구조조정 추진 방안을 상세하게 포함했다. 재량지출 목표는 지난 정부가 목표를 10%로 삼았던 데서 대폭 강화된 것이다. 절감 규모는 전년도 본예산 대비로 산정할 계획이다. 매년 증가하는 의무지출은 증액 여부와 관계없이 제도개선 전후를 비교해 절감 규모를 따질 계획이다.
의무지출이란 법에 따라 대상과 규모가 결정되는 지출로, 각종 연금과 기초생활보장급여,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국채 이자 등을 포함한다. 우리나라는 2024년 12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의무지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그동안 의무지출이 급증해 재정건전성을 위협함에도 법 개정 없이 의무지출의 규모와 대상을 바꿀 수 없어 정부가 손대기는 어려웠다. 정부는 구체적 제도 개선을 마련함과 동시에 법을 바꿔서라도 의무지출을 손보겠다고 했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은 "그동안 의무지출 감축은 권고 사항이었지 의무 사항이 아니었다"면서 "올해는 입법조치계획을 마련해 각 부처 예산안 요구서와 함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출 구조조정 방식으론 지원조건 재설계, 급여 수준 조정 등 의무지출 구조를 효율화하는 제도개선이 꼽힌다. 정부의 각종 사업평가나 외부기관 지적 반영에 따른 감액, 민간·지방 이양 및 분담비율 확대, 유사한 사업 통폐합이나 역할 재분담도 포함된다. 연례적 불용사업 등 집행이 부진한 사업은 집행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하고, 사업간 우선순위를 고려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공무원·공공기관의 업무추진비 등 경비 절감, 행사·홍보성 경비나 관행적 경상경비 지원 감축 등도 포함된다.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을 위해 통합 재정사업 성과평가를 통해 사업 성과를 점검해 저성과·낭비성 사업을 찾기로 했다. 평가 결과 감액인 사업의 경우 전년 대비 10% 이상 감액하고, 폐지인 사업은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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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티브 방안도 도입한다. 내년 예산안 편성 시 지출 구조조정 우수 부처에는 핵심 사업의 투자 재원을 우선으로 지원하는 등 보상 체계를 세우고, 지출 효율화에 크게 기여한 공무원에게는 연말 기획예산처 장관 명의 유공자 표창과 예산 성과금을 줄 계획이다. 플랫폼 등을 통해 실효성 있는 지출 효율화 아이디어를 제시한 국민에게는 최대 600만원 상당의 포상을 준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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