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국채 수익률 급등…美 경기침체 경고등
이란 전쟁이 미국 경제를 침체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차입 비용 증가, 주식시장 부진이 기업과 소비자에 부담을 주면서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학자들이 최근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경기침체 가능성은 높여 잡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이는 다시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 경기 하강 확률을 약 30%로 제시했다. 핌코는 확률을 3분의 1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 후티가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배럴당 115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중동 전선이 홍해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국제유가 상승 압력을 키웠다. 유가 상승 부담은 이미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올해 4.2%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세 정책과 고금리, 주식시장 부진 등이 이란 전쟁 이전부터 미국 경제에 부담이 누적돼 왔다는 점도 경기침체에 가속하는 이유로 꼽힌다. 예를 들어, 고용지표는 전쟁 전부터 미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 2월 정부기관을 포함한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9만2000개 감소했다. 3월 고용지표도 6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우려와 사모대출 업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불안 신호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여파는 채권시장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통상 경기 비관론은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경기 부양을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기존 채권 가격을 끌어올리고 시장금리인 국채 수익률은 낮춰준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시장에서는 Fed가 금리 인하에 쉽게 나서지 못할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이 이미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섣부르게 금리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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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최근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다. 미국이 지난달 말 공습에 나선 이후 2년물과 5년물 미 국채 금리는 0.5%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30년물 수익률도 5%선 턱밑까지 올랐다. 블룸버그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다른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다니엘 이바신은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시작된 것이 빠르게 성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는 경제가 크게 약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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