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톡]"차세대 HBM 게임 체인저"…K-패키징 강호들 '하이브리드 본딩'에 소매 걷었다
반도체 칩 초정밀 접합기술
두께 줄여 전송 속도·방열↑
"삼성·하이닉스 샘플 공급 단계"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시장이 개화하면서 '하이브리드 본딩(HCB)' 기술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패키징 공정 도입을 서두르는 가운데, 한미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협력사들도 전용 공장 건설과 장비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최근 인천 제7공장 투자 금액을 기존 284억원에서 578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곳은 차세대 프리미엄 HBM 생산에 대응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본더 전용 공장으로, 설비 도입을 포함한 총 사업비는 100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반도체 칩들을 쌓을 때 중간에 '범프'(납땜 돌기)를 넣지 않고 구리와 구리를 직접 붙이는 초정밀 접합 기술이다. 칩 간 간격을 최소화해 전체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데이터 전송 속도와 방열 성능도 크게 향상돼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3E(5세대) 제품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적용한 샘플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한발 앞서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넘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HBM 패키징 단계에서 삼성전자가 채택 중인 NCF(비전도성 필름)는 SK하이닉스가 선점한 MR-MUF 방식보다 열전도율이 낮고 공정 속도가 느린 만큼 대안 모색에 더 적극적일 것이란 진단이다.
실제로 송재혁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세미콘 코리아 2026' 기조연설에서 "HBM 12단·16단을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적층하고 동작했을 때, 열 흐름 저항은 20%, 베이스 다이 온도는 11% 이상 감소했다"며 "어느 시점에 HCB가 적용될지 모르겠으나, HBM 사업에서 가장 효율적인 기술 양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세메스의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를 천안 캠퍼스에 도입하며 내재화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4~5월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 검증을 앞두고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등 장비 공급사에 관련 기술 개발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세미텍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으로 2세대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를 고객사에 납품해 양산 테스트를 거칠 계획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수율과 비용이다. 현재 이미지 센서나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상용화된 하이브리드 본딩은 전공정 단계에서 웨이퍼 위에 웨이퍼(W2W)를 2장 겹치는 수준이지만, HBM에서 이를 8단, 16단 이상 쌓는 것은 차원이 다른 난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W2W 대신 웨이퍼 위에 칩(W2C)을 쌓는 방식으로 선회했으나, 이마저 수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반도체 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SK하이닉스의 HBM4 관련 전시물을 보고 있다. 2025.10.22 윤동주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윤창민 인하대학교 고분자공학 교수는 "일반적으로 반도체는 수율이 적어도 60%는 나와야 손익분기점을 넘는다"며 "정상적인 웨이퍼 8개를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쌓아 올리다가 중간에 하나가 죽어버리면 8개를 전부 폐기해야 하는 만큼 가성비가 매우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물질에도 취약해 설비들을 하나로 통째로 연결한 클러스터화가 필수적인데 이 역시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의 규제 완화도 변수다. 윤 교수는 "현재 JEDEC의 HBM 두께 기준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높이에 맞춘 775마이크로미터 수준인데, 향후 엔비디아가 JEDEC의 기준에서 벗어나 직접 커스터마이징에 나설 수도 있다"며 "HBM 두께 규제가 완화하면 하이브리드 본딩의 장점도 하나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도입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업계에서 HBM 20단 적층 전까지는 TC(열압착) 본딩이 주류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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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윤 교수는 "삼성전자의 경우 그동안 뒤처졌던 HBM 경쟁을 만회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이 좋은 대외적 수단이 될 수 있다"며 "2028년에는 삼성전자가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 양산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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