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블랙스톤, 금감원·주요 LP 만나 설명
아레스·아폴로 등과 달리 선제적 대응
심리 확산이 관건…국내 기관 노출도는 낮아

[단독]사모대출 우려 달래러 한국 직접 찾은 블랙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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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모신용대출 시장에서 '펀드런' 공포가 번지는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블랙스톤이 한국 당국과 출자자(LP)를 찾아 상황을 설명하고 우려를 달랬다. 자산과 대출의 유동성 차이가 근본적으로 존재하는 상품인 만큼 불안 '심리'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30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 미국 본사 임원급 인사가 이달 중순께 금융감독원 부원장급 인사와 주요 LP들을 만나 사모대출 관련 우려에 대해 설명했다. 하영구 블랙스톤 한국법인 회장이 중간다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주요 LP 관계자는 "블랙스톤에서 이달 초 사모대출 펀드 환매 한도를 5%에서 7%로 늘린 직후 한국을 여러 차례 찾아와 배경을 자세하게 설명해서 확실히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아레스 매니지먼트 등 다른 해외 대형 사모신용대출 전문 운용사는 먼저 물어보기 전까지는 어떠한 설명도 없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블랙스톤에 더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은행처럼 수신 기능이 없어 항상 환매용 자금을 쌓아둘 수 없는 사모대출은 근본적으로 대규모 환매 요청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장기·비유동 대출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환매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대출을 회수할 수 없는, 유동성과 자산의 구조적 '미스매치'가 존재한다. 성수기에는 안정적으로 10% 내외 수익을 출자자들에게 안길 수 있는 '효자' 상품이지만, 빗발치는 환매 요청을 통제하지 못하면 악순환에 빠지는 문제점도 있다. 불가피하게 우량 자산이나 먼저 회수 가능한 대출부터 처분하면서 펀드의 수익성과 규모가 쪼그라들면서 환매 압력에 갈수록 약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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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이 불안심리 확산 차단에 나선 것도 이를 막기 위해서다. 실제로 블랙스톤은 사모대출 부실 우려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한 운용사로 꼽힌다. 지난 3일 블랙스톤의 대표 사모대출 펀드(BCRED)에 전체 펀드 자산의 7.9%에 달하는 38억달러 규모 환매 요청이 접수됐다. 이에 블랙스톤은 분기 환매 한도 5%를 7%로 늘리는 한편 0.9%를 회사와 경영진이 출자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회사 자체 자산은 물론 고위 임원 25명의 사재 약 1억5000만달러까지 투입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달랜 것이다.

이 같은 대응에 국내 LP들은 다소 안심하는 분위기다. 애초에 전체 자산 중 해외 사모대출 노출도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 데다 업계 맏형 격인 블랙스톤의 대응이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기준 사모대출 투자잔액은 10조8966억원이다. 전체 운용자산 1458조의 0.7% 수준에 그친다. 한국투자공사(KIC) 역시 사모대출 자산 비중은 2~3% 수준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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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국내 주요 보험사 및 연기금 전체 운용 자산 내 사모대출 비중은 여전히 한 자릿수 내외로 노출도가 낮고, 주로 검증된 해외 우량 운용사(GP)의 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기초자산의 급격한 펀더멘털 붕괴가 수반되지 않는 한 단기적 손실 폭은 관리 가능한 범위일 것"이라며 "다만 사모 자산 특유의 정보 비대칭성과 가치평가 불투명성을 고려할 때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GP 내부 평가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독립된 평가기관 등을 통한 교차 검증을 확대해 잠재 부실을 전제적으로 인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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