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소셜에 복음주의 목사 편지 공개
지난해 가자지구 휴전 당시 받은 서신
교황 레오14세 종려주일 미사에서 전쟁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의 지난해 서신을 재공유했다. 황윤주 뉴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의 지난해 서신을 재공유했다. 황윤주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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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의 편지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다시 게시했다. 레오14세 교황이 종려주일(부활절 직전 일요일) 미사에서 이란 전쟁을 비판하자 기독교 보수 표심을 단단히 묶어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옛 트위터)에 지난해 10월 5일 그레이엄 목사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유했다. 복음주의 보수 기독교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기반 중 하나다.

그레이엄 목사는 편지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휴전과,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온 것은 놀라운 성과"라며 "당신의 리더십은 역사적"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신약성서 마태복음의 한 구절을 인용해 "화평케 하는 자(peacemakers)는 복을 받는다. 대통령님, 그게 바로 당신"이라고 적었다.

그레이엄 목사는 "당신은 자신이 천국에 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언론에 말했다"며 "농담으로 답했을 수 있지만, 당신의 영혼이 하나님의 임재 속에 안전하며 영원을 보내게 될 것임을 확실히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 휴전합의 중재를 이룬 것에 대해 축하하는 의미로 이 편지를 보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편지를 다시 꺼낸 것은 종교적 정당성 확보와 정치적 결집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교황 레오14세는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종려주일 미사에서 "예수는 전쟁을 거부하며 누구도 전쟁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전쟁을 벌이는 이들의 기도는 거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교황 레오14세는 성경을 인용해 "예수는 무장하지 않았고 자신을 방어하지 않았으며 어떤 전쟁도 치르지 않았다"며 예수는 언제나 폭력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교황 레오14세가 특정인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등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미국의 고위 관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인 출신인 만큼 미국 내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교황 레오14세는 카톨릭 역사상 전례 없는 미국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선출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교황 레오14세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이란 전쟁을 언급한 만큼 미국 내 카톨릭 신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기독교 보수 세력의 결집을 유도하고, 자신의 정치적 결정이 실질적인 평화를 가져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그레이엄 목사의 편지를 공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는 낙태 반대, 친이스라엘 정책, 반(反) 사회주의 등 보수적 의제를 지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치적 기반 중 하나다. 특히 그레이엄 목사는 일찍부터 트럼프를 지지하며 '하느님이 미국의 몰락을 막기 위해 선택한 인물'이라는 서사를 부여한 종교 지도자이다.


그레이엄 목사는 모든 주제에서 교황 레오14세와 대립되는 위치에 있다. 그레이엄 목사가 오직 성경을 통한 개인의 믿음과 회심을 강조한다면, 교황 레오14세는 교회 공동체와 선행을 중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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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에서도 그레이엄 목사가 낙태, 동성애 등의 이슈에 대해 개인 윤리에 어긋난다며 반대하는 반면 교황 레오14세는 가난과 불평등, 환경 등 사회정의를 강조한다.


뉴욕 특파원=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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