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이후 발주 공사부터 적용
부가금 확대로 복지 및 안전 강화

노사정이 건설 일용직 퇴직공제부금을 8700원으로 인상하는 데 역대 최초로 합의했다. 이번 조치는 다음 달 1일 이후 발주되는 건설공사부터 적용된다.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30일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의 노후 생활 안정을 위해 퇴직공제부금 일액을 기존 6500원에서 87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회 심의·의결과 고용노동부 장관 승인을 거쳐 지난 27일 최종 확정됐다. 인상 폭은 2200원으로, 최근 물가 상승과 고령화에 따른 노후소득 보장 필요성이 반영됐다.

이번 인상은 노동계(한국노총·민주노총), 건설업계(대한건설협회·대한전문건설협회), 정부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운영한 정책협의회 논의를 통해 도출됐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릴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건설업 고령화와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곧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노사정이 자율적으로 단일안을 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퇴직공제제도는 현장 이동이 잦아 법정 퇴직금을 받기 어려운 건설 일용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사업주가 노동자의 근로일수에 따라 공제부금을 적립하면, 노동자가 건설업을 떠날 때 이를 퇴직공제금 형태로 지급받는다. 고용이 단절되기 쉬운 건설업 특성을 고려한 대표적인 사회안전망 장치로 평가된다.

노동자가 숨지는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 날인 27일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관리자들이 현장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노동자가 숨지는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 날인 27일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관리자들이 현장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번 조정으로 하루 기준 퇴직공제금은 2000원(33.8%) 인상된 8200원으로 상향되며, 부가금도 기존 300원에서 500원으로 늘어난다. 특히 부가금은 단순 적립을 넘어 건설노동자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정부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기능 향상 훈련을 확대해 숙련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상조 서비스 지원과 취업지원 거점센터 운영을 통해 생활 안정과 재취업을 동시에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 확대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투자도 병행해 현장의 안전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건설산업 전반의 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안정적인 노후 보장은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이는 숙련도 향상과 생산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은 청년층의 건설업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정책협의 과정을 상시 기구화해 건설 현장의 다양한 제도 개선 과제를 지속해서 논의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사정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끌어낸 최초의 자율적 합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인상된 공제부금이 건설노동자의 복지 체감도를 높이고 보다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기반이 되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AD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번 결정이 고용안정과 노후 보장, 청년 인력 유입,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관계부처와 협력을 강화해 건설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