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연내 전력감독원 설립 추진…"전문성 없으면 옥상옥 될 수도"
전력감독원 설립준비 TF 운영
전력 산업 정책 수립·규제 기능 분리
"전기사업법 개정 설립 근거 마련"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의원 입법 방식으로 전력감독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규제 체계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복잡해진 전력 시장을 제대로 감독하기 어렵고 전력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 업계에서는 전력감독원 신설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할 경우 오히려 발전사업자에게 휘둘리거나 옥상옥 조직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7일 대한전기협회, 한국에너지공단 등이 서울 한경협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에너지전환 시대 전력 시장 공정성 확립을 위한 국제포럼'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력감독원 설립 준비 태스크포스(TF)' 활동 결과를 공개했다.
TF에 참여했던 김승완 켄텍 에너지정책연구소장은 이날 '전력감독원 신설 필요성 및 이행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전문적인 독립 규제 기관인 전력 감독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현 전기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등 위상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이를 실무적으로 지원하는 기구인 전력감독원도 함께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기후부 및 전기위원회의 감시·감독·전력 산업 정책 개발 등에 대한 기술 지원을 위한 기관으로 전력감독원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TF의 활동 결과에 따르면 정부 부처가 국가의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는 정책 설계자라면 전력감독원은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보장하는 실행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정부 부처와 전력감독원의 역할을 구분해 전력 산업에서 정책 기능과 규제 기능 간 균형과 견제를 달성하자는 취지다.
김 소장은 구체적으로 전기사업법을 개정해 한국전력감독원의 설립 근거를 마련하고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조항도 추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기후부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 전기위원회 독립성 및 전문성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며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 전력감독원 신설 조항을 포함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후부는 연내 입법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위원회 개편과 관련해 현재 국회에는 서왕진·박지혜·곽상원·허성무·김소희·김정호 의원 등이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중 허성무, 서왕진 의원 발의안에는 전력감독원 신설 조항이 포함됐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전력감독원 신설에 대해 공감대를 나타냈다.
김창섭 전기위원회 위원장은 "전력 시스템을 빠르게 고도화하고 중전(전력기기) 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전문화된 기구인 전력감독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재관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전력 시장 참여자의 97%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인 만큼 소규모 사업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감독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력 업계 전문가들은 새로운 규제 기관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은섭 한국전력 계통기획처장은 "전력 계통 운영과 송전망 계획은 고도의 기술적 판단이 요구되는 영역"이라며 "규제 기관이 충분한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규제는 형식적 수준에 머무르거나 오히려 현장과 괴리된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홍석 전력거래소 계통혁신처장은 "전문성이 부족하면 규제 기관이 사업자에 종속되거나 사실상 감독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며 "전문성은 단기간 확보가 불가능하며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처장은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행력을 담보하지 못하는 비현실적 규제를 남발하며 옥상옥 규제 기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영국 에너지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데모트 놀란(Dermot Nolan)이 주제 발표자로 참여했다.
놀란 전 CEO는 "한국의 전력 시장은 현재 영국과 마찬가지로 풍력, 태양광 등 수많은 민간 사업자들이 등장하며 매우 복잡해지고 있다"며 "감독·조사 등의 업무를 수행할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한국형 오프젬인 전력감독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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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력감독원은 전력시장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경제적·기술적 전문성과 함께 시장 참여자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독립성을 갖춰야 하며, 소비자 대상 불공정 행위를 조사·제재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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