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쪼개기'로 4대보험 미가입
"샵에서 지휘·감독 받아 근로자 맞다"

지방노동위원회가 헤어디자이너를 근로자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미용업계에서 이른바 '사업장 쪼개기'로 헤어디자이너와 인턴을 4대보험에 가입시키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29일 연합뉴스와 노동계에 따르면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이하 '충남지노위')는 지난달 23일 헤어디자이너 A씨가 H 헤어샵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서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독립사업자가 아니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AD
원본보기 아이콘

A씨는 2024년 10월 H 헤어샵과 근로계약을 맺고 인턴으로 근무했다가 작년 11월 해고 통보를 받았다. 그는 4대보험 가입을 요구하다가 해고됐다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이 사건에서는 사업장 규모가 쟁점이 됐다. H 헤어샵 측은 지점을 두 곳으로 나눠 운영했는데 각 지점이 5인 미만이기 때문에 이 사건은 구제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근로기준법상 상시근로자가 5인 미만이면 해고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충남지노위는 이 사건 사업장들은 하나의 사업장으로 보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 두 지점은 헤어디자이너와 인턴이 일상적으로 교류했고 교육과 회식, 시상식 등도 함께 운영됐다. 채용 공고에서도 동일한 원장의 연락처가 기재됐다. 따라서 두 지점의 헤어디자이너와 인턴을 더하면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이라고 봤다.


이에 H 헤어샵 측은 A씨가 프리랜서 헤어디자이너라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른 헤어디자이너들도 자신이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라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출해 헤어샵 측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충남지노위는 "A씨는 H 헤어샵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헤어디자이너가 근무시간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는 점, 대부분의 시술에서 헤어디자이너에게 가격 결정권이 없는 점 등을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거로 봤다. 또 지각할 경우 5000원, 에어컨 틀고 갈 경우 1만원 등 벌금 제도를 운영했고, 고객 불만 처리 지침 등 일종의 복무규율을 제시한 점도 근로자성 판단의 근거가 됐다.


해고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다. 충남지노위는 H 헤어샵 측이 해고를 구두로만 통보했다며, 이는 근로기준법상 해고 사유 등의 서면통지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AD

한편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에도 사업소득세(3.3%)를 내는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로 위장 계약해 퇴직금·연차 등 노동법상 기본 권리를 박탈하는 '가짜 3.3' 근절을 위해 사업장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