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life_40_oil on canvas_195.3x90.9Cm_2017_E. 금산갤러리

Still life_40_oil on canvas_195.3x90.9Cm_2017_E. 금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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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개인전 'BY YOUR SIDE 당신 곁에'

금산갤러리에서 열리는 최재혁 개인전 'BY YOUR SIDE ― 당신 곁에'는 오래된 사물과 일상의 물건을 통해 시간이 남긴 흔적과 기억의 결을 들여다보는 전시다. 작가는 정물을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삶을 통과하며 의미를 축적한 존재로 바라본다. 백자와 목가구, 공예품, 꽃과 과일이 한 화면에 놓이며 과거와 현재가 조용히 포개진다.

Still life_188(소과도)_oil on canvas_53.0x40.9Cm_2025_E. 금산갤러리

Still life_188(소과도)_oil on canvas_53.0x40.9Cm_2025_E. 금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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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인상은 화려한 연출보다 사물 자체가 지닌 시간성에 있다. 최재혁은 기명절지와 책가도의 형식을 현대적으로 변주하며, 여러 시점을 병치한 화면으로 정물화의 감각을 확장한다. 서양 정물화가 소멸과 허무를 환기해왔다면, 그의 그림은 사물에 축적된 삶의 지속성과 관계의 온기를 더듬는다.


특히 '소과도' 연작은 과거의 백자 사발 위에 오늘의 과일을 올려놓으며 서로 다른 시간의 공존을 간명하게 보여준다. 멀리 있는 특별함보다 지금 곁에 있는 것들의 귀함을 다시 보게 하는 전시다. 전시는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서울 중구 금산갤러리.

신선미_채색화 이야기_162.2x130.3cm x3ea_2026-2. 더 트리니티

신선미_채색화 이야기_162.2x130.3cm x3ea_2026-2. 더 트리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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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미 개인전 '화실소사 畵室小史 : 화실의 작은 역사'

신선미의 화실은 이번 전시에서 더 이상 작업만 이뤄지는 사적인 공간으로 머물지 않는다. 더 트리니티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화실소사 畵室小史 : 화실의 작은 역사'는 작가의 화실을 하나의 무대로 꺼내 보이며, 그 안에 쌓인 시간과 손의 노동, 그리고 그림 속 존재들의 상상력을 함께 펼쳐 보인다.

전시 중심에는 신작 '채색화 이야기'가 놓인다. 화면 안팎의 경계를 가볍게 흔드는 이 작품을 중심으로 기존 발표작과 신작이 둘러서며, 마치 그림 속 인물과 요정들이 프레임 밖으로 걸어 나와 작가의 작업을 함께 지켜보는 듯한 장면을 만든다. 신선미가 오랫동안 그려 온 동심과 환상, 설화적 정서가 이번에는 화실이라는 구체적인 장소와 만나 조금 더 다정하고 입체적인 이야기로 확장된다.

신선미_덕혜 3_장지에 채색_95.5x79.5cm_2024. 더 트리니티

신선미_덕혜 3_장지에 채색_95.5x79.5cm_2024. 더 트리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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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미의 그림은 전통 동양화의 기법 위에 오늘의 감각을 포갠다. 장지 위에 수십 번 색을 쌓아 올리는 채색의 방식은 화면에 시간을 남기고, 그 시간은 단지 기법의 축적에 그치지 않는다. '소녀 자영', 'Once upon a time' 연작, '덕혜 3', '다시 만나다 11' 같은 작품들은 기다림과 만남, 위로와 그리움,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정서를 조용히 밀어 올린다. 인물은 단정하지만 화면은 정지돼 있지 않고, 고요하지만 이야기의 결은 오래 남는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그림을 완성해 가는 시간을 하나의 서사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볍지만 선명한 여운을 남긴다. 화실의 풍경은 고된 노동의 현장이면서도, 자신이 만든 존재들과 함께 노는 상상의 장소가 된다. 신선미는 그 사이를 무리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채색의 결, 인물의 시선, 화면 속 작은 요정들의 움직임으로 천천히 보여준다. 그래서 이 전시는 한국 채색화의 전통을 앞세워 말하기보다,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회화의 시간을 조용히 증명하는 쪽에 가깝다. 전시는 4월 24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더트리니티갤러리.

포모사 프로젝트(Chulcho), 2024mixed media & archival pigment on paper, 300x201cm. 초이앤초이 갤러리

포모사 프로젝트(Chulcho), 2024mixed media & archival pigment on paper, 300x201cm. 초이앤초이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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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 개인전 '아무것도 아닐거야'

초이앤초이 갤러리 서울이 연희동으로 옮긴 뒤 처음 선보이는 전시는 나현의 개인전 '아무것도 아닐거야'다. 전시장 중심에는 '빅풋을 찾아서'의 대형 설치가 놓이고, '포모사 프로젝트', 'Walnut Babel Tower', '난지도 귀화식물', 영상 'Arbol'이 그 주변을 잇는다. 작가가 오래 붙들어온 역사와 기억, 언어와 번역, 민족성과 정체성의 문제가 설치와 기록, 영상 사이를 오가며 펼쳐진다.

먼저 눈을 잡는 것은 역시 '빅풋을 찾아서'다. 신화적 형상을 빌렸지만, 이 작업이 향하는 곳은 상상 속 괴물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쉽게 지워진 존재들이다. 보도자료가 말하듯 서로 다른 공간의 사건을 연결하고, 잊히거나 삭제된 흔적을 다시 불러내는 작업인데, 실제 전시에서도 그 무게를 과장하기보다 덩어리감으로 밀어붙인다.

빅풋을 찾아서(Finding Bigfoot), 2021, Inflatable sculpture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초이앤초이 갤러리

빅풋을 찾아서(Finding Bigfoot), 2021, Inflatable sculpture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초이앤초이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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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업들은 이 전시를 한쪽으로만 읽히지 않게 만든다. '포모사 프로젝트'는 대만 타로막족과 파이완족의 자연관에서 출발해 인간과 환경의 균형, 공동체의 질서를 건드리고, 'Walnut Babel Tower'와 '난지도 귀화식물'은 언어의 분화, 이동과 정착, 생태와 사회의 문제를 한 층 넓힌다. 쿠바 촬영 영상 'Arbol'까지 이어서 보면, 나현의 관심이 한 장소의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과 식물, 기록과 이주의 경로를 따라 길게 뻗어 있다는 점이 더 또렷해진다.


전시는 어렵다는 인상을 주기보다, 사소한 흔적을 오래 들여다보게 하는 쪽에 가깝다. 완결된 메시지를 한 번에 건네기보다는, 기록과 망각 사이에 남은 작은 조각들을 천천히 이어 붙인다. 새 공간의 첫 전시라는 점까지 겹치면서, 이번 전시는 연희동이라는 장소에서 다시 시작하는 초이앤초이의 방향과도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전시는 4월 19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초이앤초이 갤러리.

북극성 Polaris #4314, 2026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140 x 76 cm. 갤러리 508

북극성 Polaris #4314, 2026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140 x 76 cm. 갤러리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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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승 개인전 '북극성, Polaris'

갤러리 508은 장민승 개인전 '북극성, Polaris'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한라산 설원을 촬영한 신작 '북극성' 연작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작가가 오랜 시간 다뤄온 기후, 자연, 한국 현대사의 흔적을 사진이라는 정지된 프레임으로 묶어낸 자리다. 2010년 이후 약 16년 만에 사진 작업에 집중해 선보이는 개인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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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의 중심인 '북극성'은 길을 잃지 않게 하는 별의 이름을 제목으로 삼았지만, 화면 안에는 정작 별이 없다. 장민승이 마주한 한라산의 겨울은 눈보라와 안개, 적설이 뒤섞여 하늘과 땅의 경계를 지우는 백시현상의 현장이다. 화면에는 눈 덮인 화산석이 남고, 그 위로 방향 감각을 잃은 풍경의 표면만이 드러난다. 작가는 장엄한 설경을 묘사하기보다, 모든 지표가 사라진 자리에서 끝내 남는 형상을 붙든다.

풍랑주의보 Listen, 2026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200 x 140 cm. 갤러리 508

풍랑주의보 Listen, 2026 Archival Pigment Print on Hanji 200 x 140 cm. 갤러리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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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출품된 '수취인불명', '풍랑주의보', '오버데어 썸웨어 에브리웨어'는 이 시선을 바다와 해변으로 확장한다. 모래 사이에 박힌 유리 조각, 풍랑경보 속 밤바다, 위치를 특정할 수 없는 해안의 기록은 사건을 설명하는 대신 시간이 남긴 마모와 고립의 감각을 붙잡는다. 이번 전시는 풍경을 재현하는 전시가 아니다. 사라진 사건 뒤에 남은 표면과 흔적을 사진으로 다시 호출하는 순간이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 508.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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