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혼인기간 중 손자녀 양육 등 지속 교류 인정"

혼인관계가 파탄됐다는 조정조서 조항이 있더라도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인정된다면 군인 분할연금 산정에서 해당 혼인기간을 제외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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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최수진)는 원고 A씨가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낸 분할연금 비율 재산정 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1월23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1972년 1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군인으로 복무했다. B씨와는 1977년 혼인했다가 2000년 6월 협의이혼했고, 이후 2007년 4월 재혼했다가 2020년 9월 다시 이혼했다. 2차 이혼 당시 조정조서에는 '군인연금은 향후 이혼 후 군인연금법에 따라 분할 지급한다'는 조항과 함께 '2000년부터 혼인관계가 파탄됐음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B씨는 2020년 10월 국군재정관리단에 군인연금법에 따른 분할연금을 청구했다. 이에 국군재정관리단은 2020년 11월 A씨에게 1차·2차 혼인기간을 합산한 21년 3개월을 혼인기간으로 인정해 분할연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급여지급 결정안내문을 발송했다.


A씨는 2024년 9월 국군재정관리단에 2차 혼인기간에는 실질적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분할연금 비율을 재산정해달라고 신청했다. 그러나 국군재정관리단은 같은 해 9월 30일 재산정이 불가하다고 통보했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2차 혼인기간은 딸의 결혼 문제 등으로 서류상으로만 혼인한 것으로, 동거하지 않아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혼 당시 조정조서에 '2000년부터 혼인관계가 파탄됐음을 인정한다'는 조항이 기재돼 있는 만큼 2차 혼인기간은 분할연금 산정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군인연금법에서 정한 '연금 분할이 별도로 결정된 경우'로 보기 위해서는 이혼 당사자 사이에 연금의 분할 비율 등을 달리 정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거나 법원이 이를 달리 결정했음이 드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A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차 혼인기간 동안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없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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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조서에 관련 조항이 있더라도 실질적인 혼인기간이나 연금 분할 비율 등에 대해 특별히 정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아울러 A씨와 B씨가 2차 혼인기간 중 함께 손자녀 양육을 돕는 등 지속적인 교류를 한 점도 실질적 혼인관계를 인정하는 근거로 삼았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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