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標 '부동산 정상화 정책팀' 재편 속도…다주택 공직자 배제 착수
국토부·재경부·금융위 등 정책 담당자 부동산 보유 현황 전수 파악
이해충돌 차단 위한 별도 기준 마련…과장급 이하 실무진까지 적용 가능성
5·9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뒤 대출·세제·임대사업자 후속 대책 등에 주목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부동산 정책 긍정 평가 50% 넘어
청와대와 정부가 이해관계 충돌을 원천 차단하는 방향으로 '부동산 정상화' 정책팀의 새 진용을 갖추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는 부동산 정책 담당 공직자의 주택 등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한 뒤 별도 기준을 마련해 해당 공직자를 관련 업무에서 배제할 계획이다. 이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5월9일 이후엔 새로 진용을 갖춘 공직자들이 설계한 후속 부동산 대책이 순차적으로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청와대와 관계 부처에 따르면 현재 각 기관은 부동산·주택 정책 담당자의 부동산 보유 현황을 들여다보며 업무 배제 기준과 적용 시점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주택 정책 담당자의 주택 등 부동산 보유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현황 조사 후 관련 업무 배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추후 정리될 것"이라며 "대통령 지시가 이미 각 부처에 전달된 만큼, 부처별 자체 점검과 청와대 차원의 기준 마련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움직임은 이 대통령이 주택·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같이 지시한 사실을 공개하고 "부동산 공화국 탈출은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핵심 중의 핵심이다. 부동산이나 주택정책에서는 단 0.1%의 결함이나 구멍도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실장급 이상이 공직자가 관련 업무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있었으나, 이 대통령의 이번 지시로 과장급 이하 실무자들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공직자윤리법 등 관련 법령을 토대로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윤리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직자의 직무가 재산상 이해와 충돌해 공정한 직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등록의무자에게 매년 재산 변동사항을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공직자 업무 배제의 실무적 근거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기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인허가·감독·조사·계약·조세 부과 등 일정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가 직무관련자와 사적 이해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면 14일 이내 신고하고 회피를 신청하도록 규정한다. 신고받은 소속 기관장은 직무수행의 일시 중지·직무대리자 지정·직무 재배정·전보 중 하나의 조치를 해야 한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도 기관이 수행하는 개발사업 지구 안에서 공직자 본인이나 가족이 부동산을 보유·매수한 경우 14일 내 신고 의무가 부과된다.
다만 현행 이해충돌 방지법이 직접 겨냥하는 영역은 '부동산 개발 업무'와 '직무관련자와의 사적 이해관계'가 중심이어서 이번처럼 부동산 정책 담당 다주택자를 정책라인에서 폭넓게 배제하는 조치는 별도 내부기준이 필요하다. 실제로 국민권익위원회도 이해충돌 신고가 접수되면 기관장 조치 전까지 직무가 일시 중지되도록 명확히 하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며 제도 보강에 나선 상태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 논의 단계부터 다주택 공직자를 배제하겠다는 초강수를 두면서 청와대 참모들의 주택 처분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2026년 정기 공직자 재산 신고 현황'에 따르면 청와대 참모 47명 가운데 다주택자는 1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1주택자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부부 공동명의의 분당구 아파트마저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로 내놓은 가운데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시세 대비 크게 낮은 가격에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를 최근에 처분했다. 조성주 인사수석비서관은 세종시 주상복합건물을, 김현지 제1부속실장도 충북 청주 아파트를 매각했다. 문진영 사회수석은 배우자 명의의 부산시 소재 단독주택을 처분했다.
청와대 내 국토교통정책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은 세종시 아파트, 강남구 대치동 주택,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등 보유 주택을 처분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구 주택 2채는 이미 가계약이 이뤄졌고, 3채 모두를 처분하면 무주택자가 된다. 김상호 춘추관장도 다주택 해소를 위해 보유 주택을 처분 중이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1주택을 매각하면서 강한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참모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관련 실무자의 경우 업무에서 배제되면 사실상 참모로서 생명이 끝나는 것인데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느냐"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관계 부처의 조치가 마무리되는 대로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후속 정책이 잇달아 발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점은 오는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세 부과 종료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가능성이 큰 정책으로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제한 ▲등록임대주택에 적용돼 온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후의 수단이라면서 당장 쓸 카드는 아니라고 했던 보유세 강화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엔 미국 뉴욕·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보유세 현황을 비교한 보도를 공유하고 "저도 궁금했습니다.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고 썼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보유세 강화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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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를 넘은 부동산 정책 지지율에 힘입어 이 대통령의 발언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세제·규제·금융 등을 모두 거론하며 "0.1%의 물샐틈없이 엄정하고 촘촘하게 준비하라. 정치적 고려는 전혀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재명 정부 출범 9개월 주요 분야별 정책 평가에서 부동산 정책은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51%,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27%로 조사됐다(한국갤럽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조사). 부동산 정책 긍정 평가가 50%를 넘은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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