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만 가는 대미직접투자, 한국 경제 득일까 실일까
대미 직접투자 1% 늘면 국내 설비투자 0.07%p↑
중간재 조달 60%, 본사 연계 유지가 관건
현지화 압박 강화 시 보완 효과 축소 우려
미국의 통상압박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영향으로 해외직접투자가 미국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등에 대한 직접투자가 국내 산업 기반을 취약하게 만드는 '산업 공동화' 우려가 제기되지만, 국내 본사의 연구개발과 중간재 생산을 늘릴 수 있다는 반론이 있었다. 대미 직접투자 확대, 국내 산업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28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대미 투자 확대가 국내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대미 직접투자가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는 글로벌 생산 환경 변화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2010년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12.1%였지만 지난해에는 44.3%를 웃돌았다. 주목할 점은 2020년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 시 아시아 비중이 높았지만 2021년 북미 지역으로 옮겨갔다는 대목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해외직접투자 가운데 미국의 투자 비중은 29.0%인데 반해 중국은 20.4%, 베트남 7.8% 순이었다.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수익성 등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따른 공급망 재편, 바이든 행정부의 투자 유인 정책,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등이 대미 직접투자 확대를 촉진하게 했다.
예정처는 대미투자 기업의 한국 모기업에 대한 부품 및 중간재 의존도는 2015~2023년 중 53.9%~ 66.8%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미투자가 확대되더라도, 핵심부품이나 중간재 등의 경우 한국에서 조달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 생산이 늘수록 한국 본사의 중간재 수출도 늘어난다. 다만 대미투자가 늘면서 협력업체까지 미국 등으로 진출해 생산공정이 옮겨가면서 국내 생산설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와 관련해 예정처는 "실증 분석을 진행한 결과 대미 직접투자 증가율과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 간 관계를 비교하면 약 2년간의 시차로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전산업 기준으로 대미 직접투자가 전년 대비 1% 증가할 경우 2년의 시차를 두고 국내 설비투자율이 약 0.07%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예정처는 대미투자특별법 등으로 인한 투자 확대의 경우에는 기존 투자와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생산 및 조달 비중 확대 압력이 강화될 경우, 국내 모기업과의 연계성이 약화되면서 보완효과가 축소되거나 일부 산업에서는 대체효과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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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예정처 관계자는 "현재 약 60% 수준인 중간재 조달률이 미국의 현지화 압박으로 약화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연구개발, 핵심 부품 생산, 첨단 공정 유지 등 고부가가치 기능이 국내에 지속적으로 축적될 수 있도록 산업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관계사의 동반 진출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핵심 기술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전략적 지원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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