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부터 처벌 수위 상향
마약류·환각물질 중심 단속
온라인상에 일부 콘텐츠 혼란 키워
항히스타민제 자체는 단속 약물 미포함

"감기약 먹고 운전하면 무조건 처벌?" 약물운전 단속 강화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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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부터 약물 운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감기약만 먹고 운전해도 처벌받는다"는 식의 영상과 게시물이 무분별하게 게재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부 콘텐츠는 약 성분이 체내에 2주가량 남는다며 복용 후 한동안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혼란을 키우고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45조는 과로·질병·약물의 영향,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4월 2일부터 달라지는 것은 이 조항을 위반했을 때의 처벌 수위다. 연합뉴스

현행 도로교통법 제45조는 과로·질병·약물의 영향,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4월 2일부터 달라지는 것은 이 조항을 위반했을 때의 처벌 수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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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연합뉴스는 내달 2일부터 시행하는 약물 운전 처벌 강화와 관련해 팩트 체크를 진행했다. 먼저 경찰과 관계기관 설명을 종합하면, 이번 법 개정의 핵심은 약물 운전 처벌 규정의 신설이 아니라 처벌 수위 강화다. 감기약 자체가 일괄적으로 단속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감기약 등 일반 의약품이라도 졸음이나 집중력 저하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라면 운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45조는 과로·질병·약물의 영향,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4월 2일부터 달라지는 것은 이 조항을 위반했을 때의 처벌 수위다. 기존에는 약물 운전 적발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됐지만, 개정안 시행 이후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된다. 재범의 경우에는 2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이 적용된다. 경찰의 약물 측정 요구에 불응할 경우 처벌하는 '측정 불응죄'도 새로 도입된다.

처벌 강화 배경에는 약물 운전 사례 증가

이처럼 처벌이 강화된 배경에는 약물 운전 사례 증가가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약물 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는 2022년 80건에서 2024년 164건으로 늘었고, 관련 사고 건수도 2019년 2건에서 2024년 23건으로 증가했다. 약물 운전에 해당하는 약물 범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481종과 '화학물질관리법'상 환각물질 9종 등 총 490종이다. 여기에는 졸피뎀, 트라이아졸람, 디아제팜, 케타민, 프로포폴, 펜타민, 옥시코돈 등이 포함된다.

감기약 먹고 운전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유튜브 쇼츠들. 유튜브 갈무리

감기약 먹고 운전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유튜브 쇼츠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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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온라인에서 문제로 지목되는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이나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법에 명시된 490종의 단속 대상 약물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종합감기약, 알레르기 비염약,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등에 널리 쓰이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했다고 해서 곧바로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도 올해 1월 정책브리핑에 올린 '약물 운전 Q&A'를 통해 "약을 먹고 운전하면 어떤 약이든 처벌되는 것은 아니며, 관련법에 따른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환각물질을 의미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졸음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과 약물운전 관련 안내문. 한국도로교통공단 SNS

졸음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과 약물운전 관련 안내문. 한국도로교통공단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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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감기약은 무조건 괜찮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경찰은 약물의 종류 자체보다 해당 약물 복용 이후 정상적인 운전이 가능한 상태인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도로교통법상 '그 밖의 사유'에 해당해 운전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약사회는 최근 총 27종의 항히스타민제 성분에 대해 운전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안내했다.

이 가운데 다이펜하이드라민, 클로르페니라민, 독실아민 등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음 유발 가능성이 커 자체적으로 '운전 금지' 수준의 주의 약물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최근 약물 운전 단속을 위한 혈중 농도와 운전금지 기준 마련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대검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논의도 진행 중이다.

단속 방식 또한 음주운전과 달라

단속 방식 역시 음주운전과는 다르다. 음주운전처럼 현장에서 일제 단속을 벌이기보다는, 사고가 발생했거나 이상 운전 신고가 접수됐을 때 현장 대응을 통해 약물 운전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은 운전자의 말투·행동·균형감각 등을 살핀 뒤 필요하면 한 발로 서기, 회전 걷기 같은 동작 검사를 요구할 수 있다. 약물 복용이 의심되면 타액을 이용한 간이 검사를 실시하고, 필요시 소변·혈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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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제도 변화의 핵심은 "감기약을 먹었다고 무조건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마약류·환각물질 중심으로 단속하되 일반 의약품이라도 운전에 영향을 준다면 운전해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약을 처방받거나 구입할 때 의사나 약사에게 운전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약 봉투나 설명서에 적힌 '졸음 유발', '운전 주의' 문구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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