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나프타 수출 전면 제한…27일부터 5개월간 시행
생산명령·매점매석 금지 병행
"국내 전환 물량 제한적"…수출 비중 11%
정유사 손실 보전 방안도 마련
정부가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나프타 수급 불안에 대응해 나프타 수출을 전면 제한한다. 수출 제한으로 인한 업계 부담을 고려해 손실 보전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27일 '나프타 수출제한 및 수급안정을 위한 규정'을 고시하고 5개월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앞서 지난 24일 국무회의 심의·의결과 대통령 승인을 거쳤다.
나프타는 반도체·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기초 원료로, 국내 수요의 약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중동산 비중이 77%에 달해 이번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이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품목이다.
정부는 중동 사태 직후 무역보험 지원, 대체 수입선 확보 등 긴급 대응을 진행해왔으며, 이번에는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해 공급망 기금을 통한 저리 융자 등 금융 지원까지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매점매석 금지, 수출 제한 물량의 내수 전환 등 보다 강도 높은 조치를 시행하기 위해 별도 규정을 마련했다.
이번 규정에 따라 정유사와 석유화학사는 나프타 생산·도입·사용·판매·재고 현황을 매일 낮 12시까지 산업부에 보고해야 한다. 주간 반출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경우에는 정부가 재고 조정이나 판매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수출은 전면 제한된다. 기존 계약 물량도 예외 없이 적용되며, 산업부 장관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승인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다만 국내에서 활용되지 않는 일부 중질 나프타는 예외적으로 수출이 가능하다.
정부는 필요시 정유사에 생산 명령을 내리고, 특정 석유화학사에 우선 공급하도록 하는 등 직접적인 수급 조정에도 나설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수출 제한 조치만으로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수출 제한은 여러 대응 패키지 중 하나로, 국내 수급 문제를 전부 해결할 수 있는 물량은 아니다"며 "해외 도입 물량 확보와 병행해 위기를 완화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나프타 수출 비중은 크지 않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생산량 중 약 11%가 해외로 수출됐다. 기업별로 단기 계약이 많아 정확한 물량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애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수출 제한에 따른 업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손실 보전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양 실장은 "나프타 수출이 제한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손실 보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급 상황은 당초 우려보다 다소 완화되는 흐름이다. 양 실장은 "기업들이 물량 확보를 늘리면서 가동 기간이 점차 연장되고 있다"며 "4월은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프타는 통상 2~3주 수준의 운영 재고로 관리되는 만큼, 오는 5월 이후 상황은 추가 도입 물량 확보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향후 수급 상황을 매일 점검해 필요시 생산 명령 등 추가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공급망 관리도 필수 품목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프로필렌 등 하위 석유화학 제품까지 일괄적인 수출 제한을 적용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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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국외 도입을 최대한 확보하고, 보건의료와 핵심 산업, 생활필수품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최우선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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