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이라면서요? 금·은값 왜 떨어지나요[Why&Next]
중동전쟁 이후 금은 가격 10~20% 이상 급락
전쟁 이후 강달러, 고금리…가격 하락 부추겨
전쟁 장기화되면 약세장 이어질 듯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뒤 금과 은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이들 귀금속 가격이 급락한 것은 전쟁 이후 나타난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 우려, 그간의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의 장기화 여부에 따라 향후 금 가격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전쟁 이후 금·은 가격 10~20% 이상 급락
27일 뉴욕상품거래소 등에 따르면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 기준 온스당 4546.40달러로 전쟁이 터지기 직전인 지난달 말 대비 13%가량 하락했다. 금 가격은 지난 11일부터 23일까지 9거래일 연속 25%가량 하락했는데 이는 주간 기준 43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은 선물 가격 역시 이달 들어 22.8% 급락했다.
금과 은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들을 기초로 해 우리 증시에서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도 나빠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덱스(KODEX) 은선물(H) ETF는 이달 21.1% 하락했고, 타이거(TIGER) 금은선물 ETF도 14% 내렸다. 코덱스(KODEX) 골드선물은 13.5%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금과 은 가격이 그동안 많이 오른 만큼 중동 전쟁을 계기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이 있다고 봤다. 금값은 최근 1년간 47% 올랐고, 은값 역시 103% 급등했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와 그린란드 위기 등 지정학적 위험으로 금 가격이 연초에 크게 오르면서 기술적 과열 구간에 있었는데 중동 전쟁으로 하락폭도 가팔랐다"고 분석했다.
중동 전쟁에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고,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췄다. 박 연구원은 "유가 급등이 달러 강세를 유발하고 실질금리 상승 우려를 낳으며 금 가격에 이중의 하방 압력을 가했다"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급격한 포지션 청산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굳이 이자도 나오지 않는 금을 들고 있을 유인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전쟁 이후 달러 강세·금리 상승 나타나면서 가격 하락 부추겨
금값 하락을 단순히 경제 지표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구성의 변화에 주목했다. 전 연구원은 "지금의 하락 폭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감안해도 과도한 수준"이라며 "근본적인 이유는 투자자 성격이 달라진 데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금 시장이 중앙은행이나 장기 투자자 중심이었다면, 최근의 상승 랠리에서는 ETF와 선물시장을 통한 소매 자금(개인 투자자)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이러한 자금은 시장 변동성에 매우 민감한데 가격이 꺾이기 시작하자 '패닉 셀링'에 가까운 자금 유출이 나타나며 하락의 골을 더 깊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4일 "이번 급값 하락 현상은 중동 전쟁 전 가격 폭등, 각국 중앙은행의 태도 변화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이번 하락이 금의 근본적 가치 변화라기보다는 과도한 랠리 뒤 단기적 조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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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지속 기간에 따라 금과 은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전쟁과 유가 급등 현상이 단기로 국한된다면 Fed의 통화정책은 완화 시점의 지연일 뿐 긴축이라는 새 국면으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금 시장은 과도한 긴축 우려를 되돌리며 재차 반등 국면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전쟁 장기화로 유가 급등과 달러 강세, 금리 인상 기대가 이어진다면 1년 이상의 약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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