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천만 원 가지고는 글쎄요" "2억 싸게는 안 팔래요" 거래 멈춘 강남 아파트[부동산AtoZ]
집주인 급매물 다시 거두고
호가 조금 낮춘 매물은 매수자 관심↓
정부 보유세 인상 신호에
매물 늘어도 토허신청 100건 줄어
"며칠 전 2억원 정도 낮춘 급매물이 나와 사겠다는 사람이 서너명 붙었는데 집주인이 고민하더니 거둬들이더라고요."(강남구 개포동 공인중개사)
"호가가 떨어졌다는 얘기가 많아서 그런지 매수 의향이 있는 손님도 몇천만 원 낮춘 매물은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아요."(서초구 반포동 공인중개사)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서 아파트값 하락지표가 완연해지면서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아파트 공시가격이 발표된 이후 정부가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쪽으로 세제를 개편할 게 기정사실화됐지만 현재로선 조금 더 지켜보자는 기류도 감지된다. 급매물이 소화된 이후 시장 추이를 지켜보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주택자가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시한이 사실상 보름 정도만 남은 상황에서 관망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이 모인다.
26일 서울시가 구별 토지거래허가 신청 현황을 집계한 자료를 보면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는 이달 들어 전일까지 680건 신청이 접수됐다. 앞서 지난 2월 한 달간 신청 건수(784건)와 비교해 100건 이상 줄었다. 두 기간 주말과 연휴 등을 제외한 영업일 수는 같다. 서울 아파트 거래는 토지거래허가 대상이라 매도인과 매수인 간 논의가 오간 후 실제 매매 거래로 등록되기까지 적게는 2~3주, 길면 한 달 이상 걸린다. 거래량이 공표되기에 앞서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로 일선 현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거래 신청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건 시장에 쏟아낼 매물은 대부분 나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방침을 확정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아파트값 오름세는 꺾였다.
이후 강남권 등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빠르게 늘었다. 호가를 낮춘 집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매수하려는 이는 조금 더 내려가길 기대하는 반면 매도인도 '굳이 이 가격에 팔아야 하나'라는 심정으로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거래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공시가격이 결정된 이후 '지켜보자'라는 분위기가 보다 강해졌다. 구체적인 세제 개편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일단 지켜본 후 결정하려는 분위기라는 게 일선 중개업소 설명이다. 한 중개사는 "강남권은 어차피 대출 없이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이라 지난달 나온 '급매' 매물은 이미 대부분 거래가 됐다"며 "여전히 호가를 낮추지 않는 집주인이 많은데 다음 달까지 안 팔리면 '세 한 번 더 돌린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분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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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사려는 입장에선 낮아진 호가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서는 한강에 인접한 동의 대형 평형 매물이 150억원에 올라와 있다. 기존 호가는 180억원이었다고 한다. 대형 평형은 거래가 잘 없어 시세가 분명치 않다. 더 큰 평형인 꼭대기층 펜트하우스가 지난해 2월 165억원에 거래된 적이 있다. 강남권 대표 단지에서는 수억 원 이상 호가를 낮춘 집이 종종 눈에 띄나 그간 상승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인식이 있다.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는 오는 5월9일 이후부터지만 토지거래허가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4월 중순 이전에는 매수인과 거래 의향을 담은 약정을 맺어야 한다. 약정서만으로는 중과를 피할 수 없고 실제 계약을 맺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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