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원유수입, 중동 비중↑…석화업종 재무건전성 저하 경고음
증시 변동성, 주식시장 머니무브+신용융자 확대 영향도
금융시스템 복원력 '대체로 양호'하나…취약업종 부실 유의

한국은행이 중동 사태 장기화 시 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재무건전성에 경고음이 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융기관 시스템 복원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중동 갈등과 자산가격 조정 등 복합적인 대외 충격이 취약 부문에 집중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융안정상황]중동사태 장기화, 석화업종 재무건전성 경고음…금융 시스템리스크 전이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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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원유 수입, 중동 비중 70.7%…석화업종 재무건전성 저하 경고음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를 통해 최근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교란은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와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위험회피심리를 강화해 국내 외환·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 역시 확대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중동지역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수입국은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 순수입액 비율은 2024년 기준 4.6%로 인도(3.6%), 일본(1.8%), 중국(1.7%) 등 주요국에 비해 높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 지역 중 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70.7%(2026년 1월, 물량 기준)에 달한다.

중동 상황이 장기화할수록 기업은 원가 부담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한다. 이는 취약기업의 채무상환 능력 약화로 이어져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저하나 회사채 차환 리스크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 업종에 가장 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석유화학 업종은 중동지역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물량 확보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원가 상승을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워 재무건전성 저하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갈등이 길어지면 최근 변동성이 확대된 주가와 환율 역시 계속 출렁일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 강화가 지속되면서다. 시장금리도 유가 상승으로 공급 측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수록 글로벌 긴축 우려 강화 등에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중동상황 전후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외국인 주식 매도와 함께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뚜렷해지고 증권사 신용융자도 확대되면서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장 부총재보는 "단기적인 수익 추구 성향이 강화되면서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파생형 상장지수펀드(ETF) 잔액은 지난해 말 10조4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19조7000억원까지 늘어난 점도 시장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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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스템 복원력 '대체로 양호' 하나…양극화 심화 속 취약업종부터 금 간다

글로벌 자산가격 조정, 성장 양극화 등 취약 요인이 현실화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금융시스템 복원력은 대체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가계·기업·부동산 등 부문별 양극화가 심화된 구조적 환경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자산가격 조정과 같은 복합적인 대외 충격이 특정 취약부문에 집중되며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예상보다 큰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장 부총재보는 "향후 2년 시계에서 '비관'과 '심각' 2가지로 시나리오를 설정,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금융시스템의 신용공급 여력을 결정하는 예금취급기관 자본비율은 심각 시나리오에서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상당폭 하락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손실 회복력, 유동성 대처는 감내 가능한 정도라는 평가다.


다만 실물경제 부진이 장기간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양극화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석유화학·철강 등 취약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부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에서는 지방 부동산 가격 하락,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악화 등에 따라 자본비율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났다. 비관 시나리오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금융자산과 원화 가치가 일시적으로 동반 급락하는 상황을 반영했고, 심각 시나리오는 이에 더해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중동상황이 장기화하며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실물경제 부진이 나타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상정했다.


증권·보험사도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본비율이 규제비율을 상회하며 대체로 양호한 손실흡수력을 보였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권·보험사의 손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장 손실은 심각 시나리오에서 각각 최대 17%, 28% 수준(자기자본 대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장 부총재보는 "증권사는 시장손실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이 대형사를 중심으로 두드러졌으나 여전히 높은 자본비율을 유지했다"며 "보험사는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 평가손실이 부채 평가이익에 의해 상쇄되며 지급여력비율(K-ICS)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심각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권사·보험사 업권 평균 유동성확보비율은 각각 113%, 321%로 100%를 상회했다. 증권사는 자본 규모에 관계없이 평균 유동성확보비율이 100%를 웃돌았고, 보험사는 국공채 및 특수채 보유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의 위기 대응능력이 손해보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부총재보는 "금융기관 스트레스 상황은 외국인 자금 유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국내 금융시장 불안과 결합해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양극화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부동산 PF, 한계기업 등 부실 징후가 뚜렷한 취약부문에 대한 선별적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한편 취약부문 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자본 확충 등 손실흡수력 제고를 선제적으로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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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융시스템의 단기 금융불안 수준을 평가하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올해 2월 15.3으로 주의단계(12~24)에서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최근 주춤하는 모습이다. 3월 현재까지 입수 가능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정한 3월 FSI는 중동상황 발생 이후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반등하는 모습이다. 중장기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지난해 4분기 말 48.1로 서울 주택가격 및 주가 상승 등에 따라 상승하면서 장기평균을 소폭 웃돌았다. 이수형 금통위원은 이날 금융안정상황 주관위원 메시지를 통해 "우리 경제는 중동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에 따라 물가의 상방위험과 성장의 하방위험이 모두 높아진 복합적인 도전 상황에 직면했다"며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별 대응 준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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