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체험이라더니 결제됐다?"…구독경제 자동결제의 함정 [돈의 오해]
구독경제 일상 속 무료체험 갈등 많아
정부도 손질 나서…공정위·소비자원 보고서 발간
"무료 체험이라길래 가입했는데 결제가 됐어요"
OTT, 음악, 앱 서비스까지 '구독'은 일상이 됐다. 한 번 가입하면 정해진 날짜에 자동으로 결제되기 때문에 관리가 간편하지만, 문제는 무료 체험 후 정기 구독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해지나 금액 등의 절차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해지 시점을 놓쳐 유료 결제가 될 경우 환불을 받기 어렵다는 민원도 다수 확인된다. 무료 체험을 신청할 당시에는 기간에 끝나면 결제 의사를 확인한 후 결정하는 것인 줄 알았지만, 기존에 입력돼 있던 결제계좌로 자동 출금되기 때문이다.
자동결제가 사전 인지 없이 이뤄졌다고 느끼는 소비자들, 신청 당시 충분한 설명을 제공했다는 사업자 사이에서의 간극과 분쟁을 줄이기 위해 주요 쟁점 사항을 정리해봤다.
무료 체험이면 자동결제는 없다?
많은 이용자는 '무료 체험'이라는 표현만 보고 비용 부담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상당수 구독 서비스는 가입 시 결제 정보를 미리 입력받고, 체험 기간 종료와 동시에 자동으로 유료 결제로 전환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충분히 인지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입 화면에 자동결제 안내가 포함돼 있더라도, 이용자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체험 기간이 짧은 서비스의 경우 종료 직후 바로 결제가 이뤄지면서 "언제 결제가 됐는지 몰랐다"는 민원이 반복된다. 또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는 기본요금과 별도로 개별 구매해야 하는 품목이 존재하거나,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요금을 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소비자 상담 사례를 보면, 무료 체험 후 자동으로 결제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절된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한 이용자는 영어 학습 앱을 무료 체험으로 이용한 뒤 해지 시점을 놓쳐 연간 구독료가 결제됐고, 서비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환불이 제한됐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피트니스 앱을 설치한 뒤 며칠 만에 자동 결제가 이뤄졌지만, 결제 사실을 뒤늦게 알아 환불을 요구했으나 "이용 약관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거부되기도 했다. 이처럼 자동결제 구조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입이 이뤄지는 경우,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제됐으면 환불은 어렵다?
자동결제로 요금이 빠져나갔다고 해서 무조건 환불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환불 여부는 결제 방식과 이용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스마트폰 앱을 통한 결제의 경우, 애플과 구글의 정책 차이가 존재한다.
앱스토어를 통한 결제는 애플이 결제 주체가 되며, 환불 역시 애플을 통해 신청해야 한다. 일정 기간 내 미사용 상태라면 환불이 인정되는 사례가 있지만, 심사 과정이 비교적 엄격한 편이다.
반면 구글 플레이를 통한 결제는 일정 시간 내 간편 환불이 가능한 경우가 있고, 이후에는 개발사 또는 구글을 통해 별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같은 서비스라도 결제 경로에 따라 환불 가능 여부와 절차가 달라지는 셈이다.
문제는 이용자들이 이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서비스 사업자에 환불을 요청했다가 "앱 마켓에 문의하라"는 안내를 받고, 다시 앱 마켓에서는 개발사로 문의하라는 식으로 책임 주체를 혼동하는 사례도 반복된다.
또 이미 서비스를 일부 이용한 경우에는 환불이 제한되거나 일부 금액만 반환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자동결제 이후의 대응은 '어디서 결제했는지'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등 소비자에게는 복잡한 절차만이 남아있는 셈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12월 공동으로 산업계 전반에서 주요 경영 전략으로 채택되고 있는 구독 서비스 시장에서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 현안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한 '구독경제와 소비자 이슈(Subscription Economy and Consumer Issues)'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급성장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 시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소비자 문제에서 사업자와 정부 당국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영역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첫 보고서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보고서는 시장 감시뿐 아니라 개정법이 시장에 원활하게 정착하고, 가격 총액 표시나 손쉬운 해지 절차 등을 사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과 교육·홍보를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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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후속 조치를 추진하는 등 구독 서비스 시장에서 더욱 두텁게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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