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시간제 보수 체계 안착
獨 경제적 약자에 일부 허용
日 부당한 고액 보수 금지 규정
법·실정 고려한 유연함 보여

형사사건의 성공보수 약정을 전면 허용하는 국가가 주요국 중 드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방식에 있어서는 각국의 법 체계와 실정에 맞는 유연함을 보여준다. 형사 성공보수를 금지하는 영국은 업무량에 비례하는 '시간제 보수 약정(Time charge)' 체계가 자리 잡혀 있다. 독일은 경제적 약자 방어권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성공보수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


한국은 성공보수가 없는 대신 타임 차지가 있지만 변호사별로 양극화가 심한 편이다. 이런 구조가 서민들의 형사사건 문턱을 높이고 착수금 폭등을 불러왔다는 것이 변호사단체의 주장이다.

일본은 허용, 독일은 예외적 허용

일본은 원칙적으로 형사 성공보수 약정을 허용한다. 다만 일본변호사연합회(일변련)가 직무윤리 규정 제24조를 통해 "정당한 사유 없이 부당하게 고액의 보수를 약정하거나 수령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며 자정 장치를 뒀다. 특히 대다수 일본 로펌이 웹사이트에 불기소, 무죄 등 성공의 유형에 따라 성공보수 요율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프랑스도 형사 성공보수 약정을 변호사의 정당한 권리로 인정한다. 기본 수임료에 더해 재판 결과에 따른 추가 보수를 받는 형태를 폭넓게 허용하는 식이다. 독일은 과거 성공보수를 엄격히 금지했으나, 2008년 연방법률가보수법(RVG) 개정을 통해 일부 허용으로 선회했다. 의뢰인이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 성공보수 없이는 변호사 선임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다. 당장 착수금을 낼 여력이 없는 서민들이 '추후 성공적인 재판 결과를 얻은 뒤 돈을 지불하겠다'는 약속만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영국·미국, 타임차지 안착

[성공보수 금지의 역습]②英 금지·獨 일부 허용·日 허용…끄덕여지는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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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형사 성공보수를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국가들이 여전히 많다.


영미법의 본산인 영국은 승소 이익의 일정 비율을 변호사가 공유하는 '손해배상 연동 보수(DBA)'는 물론 승소 시 시간당 수임료를 가산하는 '조건부 보수 약정(CFA)'조차 형사사건에서는 금지하고 있다. 다만 영국은 형사사건에서 고정 수임료와 시간 기준 보수가 혼합된 국가 보수체계라는 점에서 성공보수 없이 변호사의 성실 변론이 담보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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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시 형사 성공보수를 무효로 본다. 미국변호사협회(ABA)는 모범법조윤리규정(Rule 1.5)을 통해 형사피고인을 대리하는 변호사가 결과에 따른 성공보수를 약정하는 행위를 윤리 위반으로 본다. 여기에는 형사사건의 90% 이상이 '플리바게닝(유죄인정 감형 협상)'으로 해결되는 미국의 특수한 사법 환경이 깔려 있다. 성공보수가 허용될 경우, 변호사가 자신의 보수를 위해 의뢰인에게 유리한 감형 협상을 외면한 채 무리한 무죄 재판을 강행하도록 유도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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