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입양체계 전환 8개월
"2029년 해외입양 0명, 숫자보다
아이가 국내서 안전하게 자랄 환경이 중요"

'아동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국내 아동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내건 목표는 '2029년까지 해외입양 0명'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지난해부터 민간 입양기관 중심이던 절차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책임으로 전환한 '공적입양체계'를 가동했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나도록 새로운 체계를 통한 국내입양은 전무하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지금은 국가 책임 체계 아래서 아동에게 가장 적합한 가정을 찾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정 원장과의 일문일답.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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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해외입양 0명'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나.

▲국내입양이 활성화돼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을 해외로 보내는 입양은 멈춰야 한다고 본다. 다만 선언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모든 아동이 원가정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게 우선이고, 불가피하게 보호가 필요한 경우 가정위탁과 국내입양이 함께 강화돼야 한다. 중요한 건 숫자보다 아이가 국내에서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공적입양체계 전환 뒤 입양이 0명이다. 사실상 멈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그렇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개편 이전에 입양 기관서 진행해온 절차는 계속 이어져, 지난달 31일까지 입양 절차를 마친 가정은 모두 63가정이다. 이들에 대해선 법원 허가 등의 절차가 남았다. 공적입양체계 시행 전 민간 입양기관이 진행할 때도 입양 기간이 평균 551일 걸렸다. '빠른 입양'보다 '아동중심 입양'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예비 양부모들은 절차가 길어지고 안내도 부족하다고 한다.

▲입양이 한 아이의 평생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인 만큼 필요한 절차는 충실해야 한다. 입양 절차 중 가정조사와 법원 허가 단계에서 시간이 오래 걸려 체감상 길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지적에 최근 등기우편으로 오가던 입양 신청을 온라인 방식으로 바꿔 기간을 일부 단축할 예정이다. 예비 양부모가 현재 어느 단계에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절차 안내 방식도 손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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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전환 초기 신청이 몰리며 병목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현재 모든 업무를 아동권리보장원이 맡고 있지만, 새롭게 추가된 인력은 19명으로 총인원이 40여명(공적입양체계 안착에 필요한 당초 추계 인력 132명)에 그친다. 인력과 예산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동 중심 원칙은 지키되, 불필요한 행정 단계는 줄이고 안내와 소통은 더 보완하겠다.

[인터뷰]정익중 "국내입양과 출산은 다르지 않다"[잊힌 아이들]⑪ 원본보기 아이콘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출산과 입양은 다르지 않다. 예비 양부모의 선호나 기대를 앞세우기보다 결연을 통해 만난 아동과 가족의 미래를 함께 꿈꾸며 새로운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갔으면 좋겠다. 또 과거 많은 국내 아이들이 타국으로 보내진 점에 대해 정부가 반성할 부분이 많다. 그 과정에서 상처와 후유증을 겪은 분들도 적지 않다.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국가가 책임지고, 가능한 국내에서 보호와 입양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국내입양에 대한 관심과 수용도도 함께 커져야 한다.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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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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