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직원 2000명 24시간 파업 돌입
"시드니 집값 감당 못 하는 경우도"

호주 공영방송사 ABC 직원들이 임금 인상과 인공지능(AI) 사용 규제를 요구하며 약 20년 만에 대규모 파업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ABC 직원 약 200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4시간 동안 시한부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파업 여파로 ABC의 각종 생방송 프로그램은 영국 BBC 방송 콘텐츠와 기존 프로그램의 재방송으로 대체 편성됐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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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 폭과 고용 안정성이다. 앞서 사측은 노사 협상에서 3년간 임금 총 10% 인상, 정규직·계약직 직원에 대한 1000호주달러(약 105만원) 보너스 지급 등을 제안했으나, 노조 찬반 투표 참가자의 약 60%가 반대했다. 노조원들은 임금 인상 규모가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데다 사측이 일부 직원을 AI로 대체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반발했다.

ABC에서 라디오 내셔널을 진행하고 있는 프랜 켈리는 "일부 제작진은 시드니의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울런공이나 뉴캐슬에 거주하고 있으며, 거의 10년 동안 같은 임금 등급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나 많은 훌륭한 기자와 제작자들이 떠나야만 해서 떠나는 것을 보았다"며 "살 수 없는 수준의 임금에 묶여 있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인 미디어·엔터테인먼트·예술연맹(MEAA)은 성명에서 노조원들이 "(콘텐츠) 편집의 진실성과 대중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공정한 임금, 안정적인 일자리, AI 같은 기술 사용에 대한 안전장치를 원한다"고 밝혔다.

반면 휴 마크스 ABC 사장은 사측의 제안이 충분히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보너스를 포함하면 임금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웃돈다며 "지금처럼 세상에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에 직원들이 파업에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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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BC는 이번 쟁의 사건을 한국 노동위원회와 같은 호주 공정근로위원회(FWC)에 제소할 예정이다. ABC는 44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으며, 이 중 약 2000명이 속한 뉴스 보도 부문이 가장 큰 부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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