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이미 대세였네" 141배 성장…이용자 늘어난 편의점 택배
GS25 선점·CU 추격·세븐 후발
편의점 '택배 전쟁' 본격화
물류사 제치고 고객 접점 장악
배송 플랫폼 진화
편의점 택배 이용이 급증하면서 점포의 역할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수백만 건의 물량이 오가는 '반값택배'는 단순 배송을 넘어 고객 유입과 매출 확대를 이끄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으며, 편의점을 새로운 물류 거점으로 만들고 있다.
편의점 택배는 GS25가 2019년 '반값택배'를 선보이며 시장을 열었고, 이후 CU(2020년), 세븐일레븐(2025년)으로 확산됐다. 고객이 매장에서 택배를 접수하고 다른 매장에서 수령하는 구조로, 전국 5만여 개에 달하는 점포망을 활용해 물류 비용을 낮춘 것이 핵심이다. 게티이미지
25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의 반값택배는 올해 1~2월 이용 건수는 210만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연간 서비스 이용 규모는 도입 6년 만에 141배 성장했다.
CU의 반값택배(구 알뜰택배)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2월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38.4% 증가했다. 2023년 90.3%, 2024년 30.5%, 지난해 19.1% 등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해 2월 '착한택배'를 도입한 이후 올해 3월1일부터 23일까지 이용 건수가 전년 대비 16% 늘었다.
편의점 택배는 GS25가 2019년 '반값택배'를 선보이며 시장을 열었고, 이후 CU(2020년), 세븐일레븐(2025년)으로 확산됐다. 고객이 매장에서 택배를 접수하고 다른 매장에서 수령하는 구조로, 전국 5만여 개에 달하는 점포망을 활용해 물류 비용을 낮춘 것이 핵심이다. 요금은 1900~2700원 수준으로 일반 택배 대비 절반 수준이며, 주말과 공휴일에도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중고거래 확산과 비대면 거래 증가가 있다. 번개장터·당근마켓 등 개인 간 거래가 늘면서 저렴하고 간편한 배송 수단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편의점이 택배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는 단순 배송 수수료에 있지 않다. 핵심은 '트래픽 확보'다. 택배 한 건이 발생하면 발송자와 수령자 등 최소 두 명이 매장을 방문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추가 소비가 발생한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반값택배 이용 고객의 약 40%가 매장에서 추가 구매를 한다"며 "연간 추가 매출 효과는 5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 택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GS25는 선도 사업자로서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CU는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며 빠르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세븐일레븐은 후발주자로서 서비스 안정화와 차별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 서비스 제공을 넘어 '누가 더 많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느냐'가 경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편의점 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맞닿아 있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이미 5만개를 넘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실제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편의점 4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점포 수는 총 5만3266개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586개 줄어든 수치다. 연간 점포 수가 줄어든 것은 편의점 산업이 국내에 도입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신규 출점을 통한 성장 여력은 제한적이고, 담배·주류 중심의 기존 수익 구조도 확장성이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업계는 상품 판매를 넘어 서비스 기반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반값택배는 그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사업으로 꼽힌다.
물류 산업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실제 배송은 CJ대한통운 등 기존 물류업체가 담당하지만, 고객 접점과 브랜드 인식은 편의점이 가져가는 구조다. 소비자는 택배 서비스를 '편의점 서비스'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물류사는 백엔드 역할에 머무르고 편의점은 플랫폼으로 부상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제품이 고객에게 도착하는 마지막 단계인 라스트마일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성장에 따른 부담도 적지 않다. 택배 물량 증가로 매장 내 공간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점주 입장에서는 업무 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실이나 파손 등 책임 소재를 둘러싼 분쟁 가능성도 잠재적 리스크로 꼽힌다.
업계는 반값택배를 시작으로 편의점의 역할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과 연계한 배송 서비스, 소형 판매자를 위한 물류 대행(풀필먼트), 즉시배송 등 O2O 서비스로의 확장이 대표적이다. 전국 단위 점포망과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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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다른 관계자는 "편의점은 이미 촘촘한 물류 인프라를 갖춘 상태"라며 "향후 단순 소매를 넘어 생활 물류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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