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코스피 저평가 탈피 계기될까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추진
긍정론 "코스피 고질적인 저평가 탈피 계기될 것"
부정론 "신주발행방식은 기존 주주 지분가치 희석"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공식화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파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이 고질적인 한국 증시 저평가의 해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가치의 희석 우려도 나온다.
긍정론 "한국증시 고질적인 저평가 탈피 계기될 것"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전날 밝혔다. ADR은 해외 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돼 거래될 수 있도록 만든 대체 증서로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포스코홀딩스가 1994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ADR을 미국 증시에 상장했으며 한국전력과 SK텔레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LG디스플레이, KT 등 일부 기업만이 미 증시에 ADR을 발행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전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ADR 발행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현재 시점에서 발행 규모나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고, 상장 심사 절차가 시작된 만큼 국내외 법령에 따라 자세한 내용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 되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ADR 발행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가장 큰 기대 효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가 되지 않는 수준으로,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에 비해 낮다. ADR 상장을 통해 엔비디아, TSMC 등과 같은 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글로벌 기준에 맞춘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곧 코스피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의 몸값을 올려 지수 전체를 견인하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표적인 메모리반도체 상장사인 마이크론의 올해 추정 PER은 7.8배, 샌디스크는 17.6배인 반면 SK하이닉스는 5.9배에 불과하다"며 "ADR 발행으로 한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본주의 밸류에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DR 발행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우리 증시에서 SK하이닉스는 장중 주가가 5% 이상 상승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경쟁사인 마이크론에 비해 수익성이나 기술력, 고객대응력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함에도 밸류에이션은 저평가를 받고 있었다"며 "이를 탈피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ADR을 통한 주주환원이 가장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부정론 "신주발행방식은 기존 주주 지분가치 희석"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우선 현재 유력하게 예상되는 신주 발행 방식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주들의 주당 가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역유입 위험'도 존재한다. 미국에서 거래되는 ADR 가격이 국내 본주보다 낮아질 경우, 차익 실현을 노린 투자자들이 ADR을 원주로 전환해 국내 시장에 매물을 쏟아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SK하이닉스의 ADR 발행은 찬성하지만 잉여현금흐름이 넘치는데 기존주주의 지분이 희석되는 신주 발행 방식은 반대"라며 "ADR 상장에 앞서 근본적인 거버넌스 개선이 전제돼야 주식 재평가 작업도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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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연구원은 "해외 신주가 발행될 경우 이론적으로 주당가치는 희석된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신주 발행에 따른 현금 유입이 발생하기에 그 금액 또는 그 이상을 오롯이 주주환원에 사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는 주주가치 제고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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