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개혁위원회, '농협 개혁 권고문' 최종 채택

앞으로 현직 조합장이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 조합장을 사퇴해야 한다. '금권선거'를 막기 위한 조치다. 다만 중앙회장 선출 방식 개편에 대해선 농협개혁위원회 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려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25일 농협개혁위원회는 전일 5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업인과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농협 개혁 권고문'을 최종 채택했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전경.

농협중앙회 전경.

AD
원본보기 아이콘

올해 1월 출범한 위원회는 농협 구조 개혁과 체질 개선을 위한 농협중앙회 차원의 자체 논의기구다. 출범 이후 약 2개월간 5차례 회의를 거쳐 이번 권고안을 마련했다. 권고안은 농협의 신뢰 회복과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 강화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선거제도 및 인사제도 개선 ▲책임경영 및 내부통제 강화 ▲경제사업 활성화 및 자금 운용 투명성 강화 등 3개 부문 13개 과제로 구성됐다.


◆선거·인사제도 개선…선거범죄 공소시효 연장, 제재 강화= 우선 선거제도와 인사제도를 대폭 손질한다. 현직 조합장이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할 때는 직을 내려놓도록 의무화하고, 후보자에 대한 조합장추천제(조합장 50~100명 사전 추천)를 폐지해 일반 후보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특히 선거범죄 공소시효 연장과 선거법 위반을 조합원 제명 사유에 추가, 기탁금 몰수제 신설 등 불법 선거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또 중앙회장 선거에서는 후보자 토론회 도입과 권역별 합동연설회 개최 등을 통해 정책 중심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도록 권고했다.

인사제도 측면에서는 범농협 임원 선임 시 재취업 제한 기준을 강화하고, 인사추천위원회 위원 추천 시 외부 추천 채널을 확대해 인사 운영의 공정성을 높이기로 했다. 임원 선임 시 재취업 제한 기준은 위원회 권고안 채택 시점부터 적용하기로 권고했다.


중앙회장 선출방식 개편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위원회는 중앙회장의 권한 집중과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권선거 논란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선거제도 개편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며 "위원회는 현행 조합장 직선제 유지 또는 이사회 호선제 전환을 주장하는 다수 의견과 조합원 직선제 전환 및 중앙회장 무보수 명예직화를 주장하는 소수 의견을 권고안의 부대의견으로 남겼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일 당정은 조합원이 중앙회장을 직접 선출하도록 농협 선거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농협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정 차원의 중앙회장 선거제도 개편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농협중앙회도 이 논의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당정은 204만명 규모의 전체 조합원이 1표씩 행사해 중앙회장을 직접 뽑거나, 선거인단을 구성해 선출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


◆독립이사제 도입·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 설치= 위원회는 농협 경영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도 주요 개혁과제로 제시했다.


핵심은 독립이사제 도입이다. 이사회가 실질적인 경영 감독기구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사의 권한과 책임이 명확히 정립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독립이사 비중을 전체 이사 정수의 30% 수준으로 높이고, 개별 독립이사에게 내부통제 안건 직접 상정권 등 고유권한을 부여하며, 연간 활동 상황을 공개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외부 전문가 중심의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도 설치한다. 준법감시위원회는 범농협 윤리경영컨트롤타워로서 범농협의 내부통제 감독·권고, 준법 리스크 검토 기능을 수행한다. 또 감사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농협 출신 전문가 위원의 자격요건에 직무경력을 포함하고, 조합감사위원회 위원장과 위원은 감사위원회와 동일하게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출해 독립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농업인 지원' 농협 본연 역할 강화= 위원회는 농협 본연의 역할인 농업인 지원 강화를 위해 경제사업 구조 개선과 자금 운용 투명성 강화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제사업 효율화를 위해 중앙회와 경제지주로 분산된 지도·지원 기능을 중앙회로 일원화하고, 단기적으로 경제지주 지역본부를 폐쇄해 지역단위 지도·지원기능을 중앙회 지역본부로 이관한다.


농업인과 소비자 상생 방안도 권고안에 담겼다. 산지 생산·유통시설 디지털화와 농작업 대행 서비스 확대로 영농비를 절감하고, 온라인도매시장과 로컬푸드 직매장 활성화로 유통단계를 줄여 소비자에게 신선 농축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 또 회원조합 지원자금 운영 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를 확대하고, 성과평가 및 환류 시스템을 조기에 구축해 자금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광범 개혁위원장은 "이번 권고안은 농협이 농업인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협동조합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권고사항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농협의 경영 투명성과 책임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D

한편 위원회는 개혁과제 발굴을 마무리하고 올 상반기까지는 권고안 이행 상황을 점검·감독하는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