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철의 스타트업 필독法
2026년 3월 6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 3차 개정 상법의 핵심은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기주식을 경영권 방어, 우회적 지배구조 재편, 특정 시점의 자본정책 수단으로 넓게 활용해 온 관행에 제동을 걸고, 원칙적으로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투명성의 관점에서 다루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회사는 자기주식에 대해 의결권, 신주인수권, 배당받을 권리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고 이를 교환사채나 상환사채의 대상으로 삼거나 질권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금지된다.
다만 모든 자기주식을 무조건 바로 소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예외를 열어두고 있다. 회사는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은 때에 자기주식을 보유 또는 처분할 수 있는데, 다음과 같이 5가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첫째 각 주주에게 지분비율에 따라 균등한 조건으로 처분하는 경우, 둘째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 셋째 우리사주제도 실시 목적, 넷째 포괄적 주식교환 등 법령상 조직재편 목적, 그리고 다섯째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이 있는 경우다. 따라서 스톡옵션이나 RSU처럼 자기주식을 보상 재원으로 염두에 둔 회사는 위와 같은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실무적으로 더 큰 변화는 자기주식의 우회 활용을 막았다는 데 있다. 상장회사가 신탁계약 방식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소각 의무와 보유 규제가 동일하게 적용되고, 합병이나 분할과정에서도 자기주식을 활용한 신주배정이나 이전을 통한 편법 구조가 제한된다. 더 눈여겨봐야 할 점은 기존 보유분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개정 상법 시행 전에 직접 취득해 보유 중인 자기주식도 시행일부터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하거나, 그전에 적법한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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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차 개정 상법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자기주식은 회사가 편할 때 꺼내 쓰는 재고자산이 아니라, 엄격한 통제 아래 제한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됐다. 결국 이번 개정의 본질은 단순한 소각 의무 신설이 아니다. 주주 보호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기업 의사결정의 중심에 놓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정기주주총회 시즌에 기업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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