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장은 퇴직금 제외' 안건 통과
최씨일가 명예회장들 퇴직금 적립 중단
"불투명한 예우관행 개선 기폭제"

'고려아연 최씨일가 특혜' 논란의 중심에 있던 명예회장 퇴직금 지급 규정이 전격 개정됐다. 그간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숙부인 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에게 지급되던 과도한 퇴직금 적립 관행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MBK 파트너스 측이 주주 제안한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승인의 건'이 가결됐다. 핵심은 퇴직금 지급 대상인 '회장'의 범주에서 '명예회장'을 명시적으로 제외(불포함)한 점이다.

고려아연 회장·명예회장 '4배 지급률'…상장사 평균은 2배~2.5배

제52기 고려아연 주주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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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규정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명예회장을 포함한 회장 직급에 대해 '재임 1년당 4배'라는 지급률을 적용해 퇴직금을 적립해 왔다. 이는 통상적인 상장사 사장급 지급률(2~2.5배)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명예회장 연봉 역시 대표이사보다 두 배 이상 높은 20억원대에 달해 과도한 보수 체계라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사업보고서상 공시된 두 명예회장의 급여 수준과 근속연수를 감안하면, 이들의 퇴직금은 수백억원대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이번 안건 통과로 최창영, 최창근 두 명예회장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퇴직금 적립이 전면 중단됐다.

그간 시장에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최씨 일가가 '명예회장' 직함을 유지하며 거액의 보수와 퇴직금을 수령하는 것을 두고 '거버넌스(지배구조) 후진성'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의결권 자문기관 ISS는 "고려아연 측은 과거 주총에서 주주들의 지지로 이 구조가 승인됐다고 주장하나, 책임과 의무 없는 인물에게 회장과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건전한 지배구조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질적 경영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과실만 챙기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ISS 등 국내외 대부분 의결권 자문기관과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 대다수가 영풍·MBK 파트너스 측의 제안을 지지했다.


기업 거버넌스 분야의 한 전문가는 "실질적인 경영 기여도가 낮은 명예회장이 등기 임원보다 높은 수준의 퇴직금을 받는 것은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명백한 사익 편취 행위"라며 "특정 가문을 위한 '현대판 음서제'로 비치던 예우 규정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정상화한 결과"라고 말했다.


영풍·MBK "최씨 일가 독단적 경영 감시·견제 구조 확립"

고려아연 최씨 일가 '4배 퇴직금'…주총서 제동 걸려 원본보기 아이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국내 상장사 전반에 뿌리 깊은 '불투명한 명예회장 예우 관행'을 개선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는 영풍·MBK 파트너스 측이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명예회장 퇴직금 적립 중단을 비롯, 다수의 제안을 관철하며 고려아연 기업 거버넌스 전반에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이번 주총 결과로 고려아연 이사회는 영풍·MBK 파트너스 측 5명, 미국 정부 측 1명, 최윤범 회장 측 8명으로 재편됐다. 아울러 정관에 이사의 총주주충실의무가 전면 도입됐고, 이사회의 실질적인 활동을 담보하기 위한 소집통지 절차도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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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측은 "최 회장 측의 독단적 경영에 감시와 견제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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