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변화 택한 Arm…직접 설계한 CPU 판매 나선다(종합)
메타 공동개발 첫 공급
오픈AI·SKT도 도입 예정
"추후 삼성전자 메모리 사이드 참여 검토"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이 자체 인공지능(AI) 칩 개발을 선언하며 창사 35년 만에 체질 개선에 나섰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열린 'Arm 에브리웨어' 키노트 연설에서 "AI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인 'Arm AGI CPU'를 출시한다"며 "이를 통해 전 세계적인 규모의 에이전트 AI 인프라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Arm AGI CPU'는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3㎚(1㎚=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작돼 올해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300W(와트) 전력 내에서 최대 136개의 코어가 작동하도록 설계돼,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텔·AMD의 'x86' 방식 플랫폼과 비교해 랙당 2배 이상의 성능을 제공함으로써 AI 데이터 센터 용량 GW당 최대 100억달러의 설비투자(CAPEX)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주도하에 칩 설계부터 제조 협력, 최종 서비스까지 망라하는 AI 생태계를 직접 구축하려는 승부수를 띄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Arm은 창사 이래 30년 넘게 고수해온 '칩 설계도만 파는 회사'에서 '직접 칩을 파는 회사'로의 전환을 공식화하게 됐다. Arm은 그동안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및 팹리스 고객사에 칩 설계를 위한 기반 기술을 제공하는 대가로 라이선스 수수료와 로열티를 받는 것이 주요 사업 모델이었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에도 Arm의 '코텍스'(Cortex) 시리즈 IP가 들어간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가 확산하고 반도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른바 '칩플레이션'이 계속되면서 Arm 역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업영역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칩 하나당 많아야 수십달러의 로열티를 받는 대신, 수천 달러를 호가하는 고부가 완제품 칩을 직접 판매함으로써 매출 규모를 수직 상승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하스 CEO는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Arm은 이 새로운 칩이 향후 5년 안에 연간 약 150억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5년 안에 주당 순이익 9달러, 매출 25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Arm의 새 CPU를 도입하는 첫 고객으로는 메타플랫폼이 낙점됐다. 이번 CPU의 공동 개발사로 이름을 올린 메타는 이 제품을 자사의 자체 칩 '메타 훈련·추론 가속기'(MTIA)와 함께 구동할 계획이다. 이밖에 챗GPT 개발사 오픈AI, 클라우드플레어, SK텔레콤, 리벨리온 등이 고객사로 거론됐다.
모하메드 아와드 Arm 클라우드 AI 사업부문 총괄 수석부사장은 25일 아시아권 매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프레스 세션에서 "삼성전자와도 메모리 사이드 위주로 파트너십을 갖고 있다"며 "향후 Arm AGI CPU의 후속 모델에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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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이 직접 칩 판매에 나서면서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 구도도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당장 전통의 CPU 강자이자 'x86 진영'으로 대변되는 인텔·AMD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CPU 시장을 두고 Arm과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됐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와의 관계도 미묘해진다. 엔비디아는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그레이스' CPU 개발한 고객이지만, Arm이 직접 CPU 제작에 나서면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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