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치차오 후 SES AI 대표 "8월부터 충주공장서 드론용 배터리 양산…美 시장 공략"
AI 기반 배터리 개발 플랫폼으로 차별화
"1년 걸리던 개발 기간 며칠 내로 단축 가능"
ESS·드론·소재 3대 분야서 매출 확대 기대
충주 공장 전환 마무리…최대 100만셀 생산
"인공지능(AI)을 배터리 개발에 활용하면 인간 과학자가 할 때보다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치차오 후(Qichao Hu) SES AI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꽤 오랜 시간을 할애해 자사의 AI 기반 배터리 개발 플랫폼 '분자우주(Molecular Universe·MU)'의 장점을 소개했다.
분자우주는 배터리 소재 개발에 특화한 AI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배터리 소재와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학습한 AI와 대화하면서 특정 조건에 적합한 배터리 관련 분자를 검색할 수 있다. 발견한 분자를 활용해 조성을 설계할 수도 있다. SES AI는 "특화한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셀 수명(EOL), 상태지표(SOX), 성능유지율(SOH) 등 다양한 특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개발자는 여러 번의 실험을 거쳐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분자 구조를 설계한 뒤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 치차오 CEO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사람이 한다면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AI 기반의 자동화랩에서는 며칠 만에 끝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자가 하루에 15의 샘플을 테스트할 수 있다면 자동화랩에서는 1000개까지도 가능하다는 게 치차오 CEO의 설명이다. 이차전지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는 AI를 적용할 경우 배터리 선행 기간을 평균 40%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치차오 CEO는 MU2.0 버전을 곧 출시할 계획이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MU2.5, MU3.0 등 후속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속 모델에는 최근 배터리 업계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소듐이온배터리(SIB)에 대한 내용도 추가된다.
SES AI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드론, 배터리 소재 등 사업에도 자사가 보유한 AI 역량을 직접 접목하고 있다. 이 3가지 사업을 통해 올해 본격적으로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SES AI는 지난해 인수한 중국의 ESS 기업 UZ에너지에 AI 기반의 배터리 운영 시스템을 통합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UZ에너지가 보유한 ESS 하드웨어 설계 능력에 자사의 AI 기반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한 것이다.
SES AI는 충북 충주에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드론용 배터리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치차오 CEO는 "라인 전환이 거의 완료됐다"며 "8월부터는 연간 50만~100만개의 드론용 셀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미국과 유럽 쪽에 고객사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SES AI가 특히 공략하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국방수권법(NDAA)을 통해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6 회계연도 NDAA에서는 '특정 외국 공급원으로부터의 첨단 배터리 조달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들어 있다.
이에 따라 SES AI는 충주 공장이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차오 CEO는 "충주 공장에서는 드론용 리튬이온배터리와 리튬메탈 배터리를 모두 생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소재 분야에서는 중국 배터리 소재 기업 하이선(Hisun)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MU에서 발견한 전해질 소재를 상업 생산할 계획이다. 하이선은 연간 15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SES AI는 MU를 통해 6가지 획기적인 소재를 발견했으며 40여개 고객사에서 이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SES AI는 MIT 출신 치차오 CEO가 2012년 설립한 차세대 배터리 스타트업이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SK, 현대차, LG 등 국내 기업들이 투자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치차오 CEO는 "과거 전기차에 관심을 갖고 투자했던 많은 기업들이 이제 ESS와 드론용 배터리로 관심을 이동하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저비용 구조로 전환하면서 지금은 ESS, 드론이 중요한 시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SES AI는 지난해 21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도(약 200만 달러)에 비해 약 10배 성장했다. 성장은 주로 ESS 사업에서 비롯됐다. 영업손실은 8261만달러로 전년도(1억924만달러)에 비해 개선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세계 2위 수준' 또 대박 터졌다…966만톤 초대형 ...
2025년말 기준 2억 달러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운영자금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에는 3000만~3500만 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