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부실률, 7년 만에 1% 돌파…중동발 '3高'에 직격탄 우려
금감원, 2025년 말 국내 은행 부실채권 현황 발표
지역 경기 침체·고금리 장기화에 부실률 급등
중동 불안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부실 확대 우려
지방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2018년 말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만 호황을 보이는 'K자형 경제' 속에서 고금리·고물가로 지역 경기가 빠르게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으로 유가와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며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돼 향후 지방은행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12월 말 국내 은행 부실채권 현황 잠정치'에 따르면 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2%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말 0.71%에서 0.31%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해당 비율이 1%를 넘은 건 2018년 말(1.03%) 이후 처음이다. 고정이하여신은 원리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한 부실채권으로,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부실채권비율이라 한다.
은행별로는 제주은행이 1.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산은행(1.17%), 전북은행(1.12%), 광주은행(0.89%), 경남은행(0.76%) 순으로 부실채권비율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3%에서 0.34%로 0.04%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방은행의 상승폭(0.31%포인트)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지방은행의 부실채권비율 상승은 지역 경기 부진 여파다.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조선·방위산업 등 일부 산업에선 경기 회복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과 지역 경제에는 온기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부실률도 상승하는 흐름이다.
문제는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고유가·고환율 압력이 커지고 원자재 가격 상승 전망까지 더해지며 기업들의 상환 능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의 금리 동결은 물론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국내 역시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전망이다. 고유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가 지속될 경우 경기 하강과 기업·가계의 채무 상환 능력 저하로 부실이 더욱 확대되고,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직격탄을 맞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아래 시중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늘리며 지역 우량 기업 쟁탈전에 나서고 있는 점도 지방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시행된 원리금 상환 유예와 만기 연장 조치가 종료된 점 역시 잠복해 있던 부실률을 표면화한 요인으로 꼽힌다.
김웅겸 금감원 은행리스크감독국 건전경영팀장은 "지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난이 커지고 있다"며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향후 이들 취약 기업의 부실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의 손실 흡수 능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나가도록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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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체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2024년 말 0.54%에서 2025년 말 0.57%로 상승했다. 부문별로는 기업 여신이 0.7%로 전 분기 말 대비 0.01%포인트 하락했고, 가계 여신은 0.31%로 같은 기간 0.01%포인트 상승했다. 신용카드 채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1.84%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025년 말 160.3%로 전 분기 말 대비 4.5%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26.7%포인트 낮아졌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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