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금 지급 거절하고 소송까지…중증환자 치료 보장해야"
'실손보험 제도·문제점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
보험사 "과잉진료·도덕적 해이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의료계 "보험자 판단 아닌 의료 기준 존중해야"
중증환자들이 병원 치료를 받고도 실손보험금을 받지 못하거나, 지급된 보험금을 반환하라는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보험사들은 병원의 과잉 진료와 실손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매년 수조원의 보험금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증질환자 피해사례를 통한 실손보험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선민 의원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최한 '중증질환자 피해사례를 통한 실손보험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모색' 국회 토론회에선 실손보험 문제와 관련해 각 이해당사자 간 시각이 첨예하게 맞섰다.
발제를 맡은 최태형 변호사(연세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실손보험이 당초 비급여 진료비와 본인부담금을 보완하는 사적 안전망 기능을 하도록 설계돼 가입자가 4000만명이 넘고 있지만, 보험사의 일방적인 보험금 지급 거절과 잇따른 소송 남발로 환자들이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변호사가 암 환자 사례 74건을 분석한 결과, 보험약관을 보험사에 유리하게 해석한 사례가 30건이었고 전이·재발 소견을 요구한 경우가 16건, 제3의료기관의 자문을 받도록 강요한 사례도 15건이었다. 최 변호사는 "보험사가 약관에도 없는 조항을 바탕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며 "과거와 달리 이미 지급된 보험금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소송까지 제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연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실손보험 문제의 본질은 보험자의 판단이 의료적 판단을 침해하는 데 있다"며 "입원 여부에 따라 보험금 지급 기준이 달라지는 방식이 아닌, 의료 전문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손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거절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이 있는 의료자문제도와 관련해서는 "보험사와 이해관계가 없는 의료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난달 대한의사협회와 금융감독원이 제3자 의료자문 협약 체계를 마련한 만큼 보험사 중심의 자문 구조 한계를 보완하고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협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업계는 전체 실손보험금 청구 건수 중 지급 비율이 98.8%에 이르고, 암 환자에게 지급된 보험금만 해도 지난해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과잉 진료를 조장하거나 허위 진단서 발급 등 보험사기와 연관된 의료기관에 대해선 처벌을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형걸 손해보험협회 장기보험부 부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실손보험금 지급률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여전히 환자의 마지막 재정적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오히려 비급여 진료와 일부 의료기관의 허위·과잉진료로 인해 연간 약 2조원 규모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장은 또 "의료자문제도는 의학적 타당성을 확보한 뒤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추가 보험금 집행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험금 지급을 중단하는 게 아니라 선량한 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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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욱 금감원 보험상품분쟁2국 팀장은 "의료자문이 보험금 부지급 근거로만 활용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자문위원 편중을 방지하고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려 한다"며 "소송 또한 보험사가 소송관리위원회를 두고 소비자 보호를 담당하는 외부 전문가를 참여하게 하는 등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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